미술을 좋아하는 서귀포 지역 애호가들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전시 행사가 거의 열리지 않는 서귀포에서 월드컵을 계기로 미술전·판화전·서예전 등 다채로운 전시예술이 선뵈고 있기 때문이다. 주말을 이용해 가족과 함께 월드컵의 열기도 만끽하고, 전시장을 찾아 전시예술의 묘미를 느껴보는 것도 좋음 직하다.

<2002 서귀포작가전>
 한국미술협회 서귀포지부(지부장 박성배) 주관으로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5일까지 중문관광단지 내 한국관광공사 제주지사 전시관에서 열린다. 이 전시회에는 서귀포 지역에서 활동하거나 출신 작가들이 그린 서귀포 지역의 풍광과 인간의 내면세계를 한국화·서양화·서예·조각·디자인 등 다양한 화법으로 그린 개성강한 작품이 출품됐다.

 강경훈·강은경·고명진·고상율·고순철·고영우·김혜숙·박성배·박순민·박용미·박지혜·변영탁·선우경애·성창학·손일삼·송재경·양승우·양영심·오승현·오연순·윤기혁·이경은·최용삼·한미라·현충언·홍지수씨 등 26명의 작가가 참가하고 있다. 문의=735-7363.

<제주판화가협회 특별전 ‘바람 섬의 미를 찾아서’>
 제주판화가협회가 월드컵을 맞아 서귀포에서 갖는 나들이 전. 전시 제목만큼이나 감성을 자극하는 소품들이 출품된다. 들꽃, 숲, 봄 이미지 등 아름다운 자연이미지와 여성의 강하면서 온유함이 느껴지는 작품들이 출품됐다. 고경화·김연숙·김용환·김재경·김현정·문행섭·박성진·백주순·백희삼·안진희·전홍식·정윤광·한금미·허문희·현경화·홍진숙씨 등 16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목판화·꼴라그라프·동판화·리도그래프·실크스크린·컴퓨터프린트 등 다양한 판화세계를 엿볼 수 있는 판화 소품 30여 점이 출품된다. 전시는 오는 16일까지. 판매도 한다. 문의=016-697-6162.

<서귀포 소묵회전>
 “圓球競蹴上齊/忽落門前脚舞忙/熾熱攻防無互讓/決時欣躍氣揚揚”(둥근 공을 다투어 차올리매 태양과 가지런터니/ 홀연 골문 앞에 떨어지면 발굴림이 바빠지네/불꽃이 튕기 듯 밀고 밀림에 털끝만도 양보 없어/승리자 기뻐 펄쩍펄쩍 의기양양 하는구나)(소농 오문복 시)

 소암 선생 제자들로 꾸려진 서귀포 소묵회(회장 임희준)가 월드컵 성공을 염원하기 위해 오는 6일부터 12일까지 관광공사제주지사 전시실에서 마흔 세 번 째 소묵회전을 갖는다.

 이번 전시회에는 또 ‘세계축구대회’(祝世界蹴球大會), 즉 월드컵을 시제로 한 서예작품도 출품돼 월드컵 경축 분위기를 돋워준다. 월드컵 주제로 한 작품도 지난해 가을 서울시가 주최한 창덕궁과거재현 때 고시관이었던 정순광·정규창·황교준·노재구·오진태씨 등 13명의 당일차운(當日次韻)과 소묵회원 오문복·현수언씨의 시를 소묵회 회원들이 화선지에 정성껏 옮겨 월드컵 분위기를 높여주고 있다.

 이 전시회에는 또 중국 산동성 용구시 서단 소속 서예가들의 작품도 함께 내걸려 제주와 중국의 서예예술을 비교,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서예가 曲炳仁 楊衍涵 于明照씨의 월드컵 관련 서예 작품도 출품돼 ‘중국팀의 서귀포 월드컵 경기’를 뜻깊게 해주고 있다. 소암 현중화 선생의 유작도 만나 볼 수 있다. 문의=011-9083-0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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