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수출됐다 반송된 한국 생활쓰레기의 출처가 제주도로 드러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13일 성명을 통해 "제주도에서 발생한 생활쓰레기 1200t이 필리핀으로 수출됐다가 반송된 사실이 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밝혀지면서 국제적 망신을 초래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제주도는 이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방치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제주시는 소각장 용량보다 많은 생활쓰레기가 발생함에 따라 일부를 압축쓰레기로 만들어 보관하고 있고 이 압축쓰레기를 발전소나 시멘트소성로에 보조연료로 사용하기 위해 반출한다고 알려왔다"며 "하지만 이번 폭로내용을 보면 사실상 중간처리업체가 알아서 하게끔 맡기는 시스템이었으며 심지어 업체가 동남아시아로 수출할 것이라는 사실을 계획서에 버젓이 적시했음에도 이를 말리거나 제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쓰레기가 제주도의 압축쓰레기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책임이나 사과도하지 않았다"며 "필리핀으로 간 쓰레기의 양이 정확히 얼마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필리핀 민다나오섬에 방치하고 있으며 심지어 군산항 물류창고에는 8000여t이 넘는 압축쓰레기가 수출을 명목으로 2년간 방치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한 "제주도는 즉시 이번 사태에 대한 분명한 사과를 도민과 국민, 필리핀 정부에 해야 한다"며 "이번 사태를 발생시킨 업체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책임을 물어야 하고 부실한 행정행위에 대해서도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어 "이번 사태의 중요한 원인은 인구와 관광객의 양적증가에만 매달려온 제주도의 정책에 있다"며 "이제라도 제주도는 생활환경과 환경기초시설의 수용력을 조사하고 검토해 제주의 환경수용력을 원점에서부터 재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경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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