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責任)'의 사전적 의미는 '맡아서 해야 할 임무나 의무'를 말하며 이 책임을 중히 여기는 마음을 '책임감(責任感)'이라고 한다.

책임감은 리더의 중요한 덕목이다. 자신에 의해 일어났거나 그렇지 않을 때라도 자기의 책임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중요하다.

1970년 독일의 빌리 브란트 수상이 유대인 학살 현장인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의 전쟁 희생자 비석을 찾아 무릎 꿇고 사죄한 일이 그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빌리 브란트 수상은 자신이 저지른 일이 아니라 독일이라는 국가가 저지른 범죄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용서를 빌었다.

나치 독일의 만행은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당시 폴란드 국민과 세계는 빌리 브란트 수상의 모습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최근 필리핀으로 수출됐다가 반송된 쓰레기가 '제주산' 압축포장 폐기물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국제적 비난'을 사고 있다.

특히 논란이 불거지자 윤선홍 제주시 청정환경국장이 재발방지를 약속하며 공개사과 했지만 이에 대한 뭇매가 이어지고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또는 고희범 제주시장이 아닌 담당 국장이 사과에 나선 데다 '사과'라기 보다는 '해명'에 더 가까웠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제주도정의 책임자인 원희룡 지사의 사과가 우선이다. 사과 시기가 늦어졌지만 기회를 잃은 건 아니다. 사과는 진정성이 중요한 만큼 늦었더라도 하는 게 맞다.

제주도민은 물론 국민의 이목이 굳게 입을 다물고 있는 원 지사에게 향하고 있다.

빌리 브란트 수상의 모습을 기대하지도 않는다. 다만 제주도정을 책임지고 있는 원 지사가 어물쩍 넘어가려 해서는 안 된다는 거다.

도민들은 책임을 피해 직원들의 뒤에 숨는 제주도지사의 모습을 더 이상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도민들은 '책임'을 담보로 원 지사에게 도정운영을 맡겼다. 

그 '책임'이란 말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권한을 줄 테니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하라는 의미와 잘못하면 책임지라는 의미다. 

'책임감'이 없는 리더는 신뢰를 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존재의 이유도 없다는 것을 그 누구만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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