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창 제주항공정책연구소장·논설위원

지난달 26일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가 주관하는 '제2공항 갈등해소 방안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도의회 회의실에서 있었다. 이자리에는 제2공항건설 반대측과 찬성측이 참여해 오랜 시간 입장 발표와 토론이 있었다. 이슈 중에 제주의 수용력과 공항확충 적정규모의 문제도 있었다.

국토부는 목표연도인 2045년까지 제주지역 항공수요를 연간 편도 2250만명(공항여객수요 4천500만명)으로 관광객 2000만명, 비관광객 250만명으로 추정했다. 제주관광공사에서 발표한 '제주관광객 수용력 연구'의 관광객 수용능력도 현재 연간 약 1500만명이지만 보수적으로 2000만명, 긍정적으로 2270만명으로 봤다.

이에 반해 반대측이 제시한 공항 인프라 확충 적정규모는 2045년까지 연간 편도 1700~1800만명(공항여객수요기준 3500만명 내외)으로 예측했다. 국토부 예측과는 연간 편도 500만명(공항여객수요 1000만명)가량 작았다.

수요예측이라는 것이 연구자의 예측기법이나 사회변동의 요인을 어떻게 고려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지만 차이가 많이 났다.

20여년 전에 2000년부터 20년간 제주공항 발전계획을 수립할 때에 필자가 직·간접으로 참여한 일이 있다. 목표연도인 2020년까지 수요를 감당하는 것으로 계획했으나, 그 기간 동안 현장에서는 빠르게 이용객이 증가해 시설을 보강해도 오늘과 같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김포공항이 붐비면서 인천공항을 계획할 때도 현재처럼 여객이 증가하리라고는 예측하지 못했다. 그래도 인천공항은 단계적으로 확장한다는 장기적인 개발계획에 의해 잘 대응하고 있다. 

반대측은 앞으로 여객수요가 증가하지 않을 이유로 2016년 이후 재작년과 작년 연속 제주공항 이용자가 늘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다.

경기 불황과 중국 관광객 감소도 있었지만 제주공항의 포화로 수요가 억제된 부분도 있었고 이런 상태는 계속될 것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항공여객은 전년대비 5%가 증가했다.
지난달 하노이에서 베트남의 한개 항공사가 북·미정상회담차 방문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앞에서 여객기 100대를 구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올해 여객기 45대를 도입해 약 400여대가 운영하게 된다. 이 같은 구매현상은 해마다 늘어날 것이며 특히 동아시아지역 국가들이 경제성장으로 항공수요의 신장률은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수송력 증강은 노선의 다양화로 이어질 것이고 따라서 공항시설 확충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환경문제도 제기됐다. 가장 붐볐던 2016년은 환경적으로 미처 준비하지 못한 상황에서 많은 관광객과 이주민들이 들어와 모두를 당황하게 했던 시기였다.

그러나 그 사이 교통문제는 버스전용차로와 증편으로, 또 차고지증명제로 개선을 시작했다. 또한 쓰레기는 동복환경자원순환센터에서, 하수처리장문제는 예비타당성 조사면제로 증설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앞으로 공항이 건설되려면 7~8년이 소요되고 공항이 건설됐다 해서 관광객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이 아니므로 준비할 시간은 충분히 있다.
어쩌면 제2공항 건설이 이러한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는데 동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수용력의 적정규모는 보수적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진취적으로 볼 것이냐는 관점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사회발전의 힘은 긍정적인 사고로 이뤄져 왔다. 우리 후손들에게 더 넓은 세상과 접하도록 이 문제를 진취적으로 볼 수는 없을까.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와 교통망을 넓히는 규모 있는 공항 인프라 확충을 통해 이 섬이 세계 속에 더 큰 땅으로 변신하게 되는 꿈을 같이 꾸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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