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의회 고용호 농수축경제위원장

전국 최대 생산량을 자랑하는 제주광어의 가격하락으로 어민들의 시름이 깊다. 

생산비용은 증가했지만 출하가격은 작년 1월 ㎏당 1만2395원에서 올해는 8604원으로 31%나 급락했다. 수출가격도 같은 기간 약 20~30% 감소했다. 

어민들은 광어소비가 일반적으로 동계에 위축되었다가 봄이되면 회복되겠지 하는 기대를 안고 있지만 꽁꽁 얼어버린 시장환경은 좀처럼 풀릴 형국이 아니다. 

제주도정에서는 일본 수출가격 하락과 국내 경기침체를 그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지만 매번 궁색한 변명처럼 들린다.

제주광어가 우리나라 100대 수출품목 가운데 하나이고 전국생산량의 60%이상을 차지한다고 자랑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시장 경쟁력이 점차 쇠퇴하고 방향 또한 잃어가는 양상이다.

최근 제주광어의 문제를 단순하게 가격 하락을 원인으로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행정에서 분석한 외부원인도 있겠지만 내부의 문제를 어떻게 개선해 왔는지 성찰해 보는 게 우선돼야 할 것이다. 지금의 사태는 5년 전에도 발생하였고 시장격리 경험도 갖고 있다. 

특히, 일선 양식장에서 발생하는 질병, 수질, 사료, 열성화된 종묘 등으로 인한 폐사 광어의 증가는 결국 운영비용 증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양성하고 있다. 

국내 광어 생산의 32%를 차지하는 전남 완도의 경우 3월의 해양치유식품으로 '명품광어'를 선정해 홍보하고 있다. 출하가격도 ㎏당 1만1000원으로 제주보다 높게 출하되고 있어 제주가 양식광어 주산지라고 안심할 수만은 없는 실정이다.  

본 의원은 지난 15일 2019년 1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의에서 제주수산 분야의 각 품목별 생산비용에 대한 조사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첫 단추인 셈이다. 하지만 어려운 시기에도 친환경적인 양성방법으로 성공하는 어가들도 있다. 입식부터 출하까지 모범적인 양성방법은 현재 위기와 무관하게 좋은 가격으로 유통되고 있다. 이는 현재 관행적인 양성방법에 대한 과감한 체질개선의 필요성을 제시해 주고 있다. 

제주도정은 양식정책에 대한 현재 위기를 단순 행정행위로 끝내서는 안 된다.  수협, 생산어가 등 모두의 자구노력 없이는 현재 위기를 탈출할 수 없다.

양식어업에 이어 어선어업도 고민이 깊다. 2016년부터 결렬된 한·일 어업협상이 올해로 3년째 접어들고 있다. 중국 측 원거리 조업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원거리 조업에 따른 비용증가와 안전사고 발생 우려도 높다. 도내 어선현황은 2018년 기준 1994척으로 대부분 노후 되었다. 고령 어업인들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여서 올해 초반부터 제주바다 경제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새로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제주 수산업의 환골탈태(換骨奪胎)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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