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정치부장

제주를 상징하는 꽃들은 많다. 노란색의 유채꽃에 연분홍색 왕벚꽃, 그리고 선홍색의 동백꽃. 제주의 꽃들은 각자의 의미를 가지고 있고, 제주도민은 물론 국민들도 제주의 상징 꽃으로 여기고 있다. 3월이 되면 제주전역은 만발하는 유채꽃으로 물결을 이룬다. 유채꽃은 제주의 고유수종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피기 시작했고, 십수년전만해도 제주에서만 볼 수 있어 제주의 상징이 됐다. 

유채꽃은 유채기름을 만들기 위한 경제작물로 재배가 이뤄졌지만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한때 재배면적이 급감하기도 했다. 제주도가 경관작물로 유채재배를 지원하면서 다시 봄이 되면 제주전역에서 노란 물결을 볼 수 있게 됐다. 유채는 제주의 아름다움과 화사함을 상징하는 꽃이라 할 수 있다.

유채와 함께 제주의 상징꽃은 바로 동백이다. 동백꽃은 꽃 자체의 아름다움도 있지만 역사적인 의미로 제주를 상징한다. 제주에서는 10월부터 동백꽃이 피기 시작해 12월과 다음해 3월까지 절정을 이루고 날씨가 따뜻해지는 5월이 되면 지는 겨울 꽃이다. 특히 동백은 4·3의 상징의 꽃이다. 강요배 화백의 '동백꽃 지다'와 제주 민중가수 최상돈의 '애기 동백꽃의 노래' 등을 통해 '제주4·3=동백'이 됐다. 제주4·3 70주년인 지난해에 이어 71주년인 올해도 동백꽃 배지 나눠주기 운동이 펼쳐지고 있고, 4·3평화공원 등에서 동백나무 심기운동이 펼쳐지는 등 동백꽃을 통해 제주4·3 알리기가 한창이다.

최근 제주지역 두 소주업체가 제주의 꽃을 상징하는 한정판을 내놓았다. ㈜제주소주는 유채꽃을 형상화한 디자인을 통해 '푸른밤 유채꽃 에디션'을 선보였다. 비슷한 시기에 ㈜한라산소주는 제주 4·3 71주년 추모기간(18일~4월7일)에 맞춰 '한라산에 핀 동백꽃 에디션'을 선보였다.

제주소주와 한라산소주의 '제주의 꽃'을 소재로 한정판을 내놓은 것은 제주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차원에서 박수칠만한 일이다. 또한 건전한 경쟁을 통해 시너지효과를 낸다면 제주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다. 두 업체는 제주의 꽃이라는 비슷한 소재로 한정판을 내놓았지만 '유채꽃의 화사함'과 '동백꽃의 추모'라는 상반된 관점에서 초점을 맞추고 있다. 두 한정판 제품을 두고 어떤 것에 마음을 열지는 소비자의 선택일 뿐이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