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의 제주대학교 관광개발학과

제주의 대표적 스토리텔링 상품 가운데 하나인 '제주도 다크투어'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해 보인다. 만족도는 높은데 인기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자연유산본부는 2017년과 2018년 하반기에 도민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제주도 다크투어를 진행했다. '다크투어'란 전쟁이나 집단학살, 재난처럼 역사 현장에서 반성과 교훈을 얻는 여행이다.

제주도다크투어는 동부와 서부로 나눠 운영됐다. 서부는 '전쟁 유적 평화의 길'을 돌아보는 코스로 항파두리 항목 유적지, 송악산 일제동굴진지, 셋알오름 일제 동굴진지, 알뜨르 비행장, 구 육군훈련소 해병 시설로 구성됐다.

동부 코스는 '제주 4·3 유적 인권의 길'이 주제다. 제주의 잃어버린 마을 '곤을동'을 시작으로, 소설책 '순이삼촌'의 배경지인 북촌 너븐숭이기념관, 함덕 서우봉해변, 선흘리 낙선동마을, 제주4·3평화공원에서 마무리됐다.

콘텐츠가 좋아서 인지 참가자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참가자 대상 설문조사에서 80% 이상의 만족도를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운영 첫해인 2017년엔 총 24회에 406명이 참가, 1회당 16.9명에 그쳤다. 특히 지난해는 8월17일부터 4회 운영 결과 회당 평균 12.3명인 49명만이 참가했다.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것도 이유라고 여겨진다.

제주도 여행이라고 하면 에메랄드빛 바다, 올레길과 오름, 계절마다 피어나는 꽃들, 그리고 SNS에서 유명한 푸드트럭, 카페와 맛집들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제주엔 오랜 아픔의 현장도 적지 않다. 오는 4월에는 아름다운 경관 속의 4·3사건 등 제주의 아픔까지도 둘러볼 수 있는 여행도 좋을 듯하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