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3 70주년을 맞아 도령마루에 세워진 표지판(제주민예총 제공).

'죽음의 장소'였던 자연의 공간에서 함께 치유하는 '상생의 굿'이며 '생명의 굿'이 열린다.

㈔제주민예총과 ㈔제주4·3기념사업회는 오는 6일 찾아가는 현장위령제의 일환으로 제주국제공항 인근 도령마루에서 해원상생굿을 연다.

해원상생굿은 제주에서 태어나 살던 사람이란 이유로 끌려가 죽임을 당한 억울한 희생자들을 위로하기 위해 지난 2002년 다랑쉬굴을 시작으로 '죽음의 터'를 직접 찾아가 시행했다. 죽음의 땅으로 변해버린 학살터와 사라진 마을들을 다시 사람이 깃드는 땅, 생명이 움트는 땅으로 바꾸는 상생굿인 것이다.

올해 해원상생굿은 도령마루에서 이달 6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도령마루에는 당시 14개의 마을 주민 35명이 끌려와 희생된 장소다. 근처 지역의 주민 외에도 소길, 외도, 화북 주민들도 희생됐는데 성안으로 드나드는 길목에서 지나가는 주민을 무조건 끌고 가 학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도령마루는 현재 신제주입구교차로란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4·3 당시 60여명의 희생자를 낸 아픔의 땅이지만 어느 순간 개발이란 미명 아래 한때 특정업체의 이름으로 대표되며 제주의 근본이 사라졌다.

71년 전 그날 총칼을 든 외부 세력에 희생됐다면 현재는 '자본'이란 무기를 앞세웠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올해 도령마루에서 4·3해원상생굿이 벌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날 10시에 제주큰굿보존회에서 행하는 '시왕맞이초감제'를 시작으로 도령마루 희생자 유족 증언과 함께 살풀이 춤 등 희생자들을 위로하는 위령제가 오후 3시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문의=064-758-0331.    우종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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