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거주 김수연씨 자수모임 회원과 4개월 제작
최근 도청에 전달…“4·3희생자 넋 위로하고 싶어”

최근 인천에 거주하는 재외제주도민이 자수모임 회원들과 동백꽃배지 403개를 만들어 제주도에 기증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4·3추념식을 앞두고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고자 하는 마음에서다.

제주도에 따르면 최근 제주4·3평화공원 4·3추념식 담당자 앞으로 소포가 배달됐다.

인천 계양구에 거주하는 김수연씨(49·여)가 보낸 것으로, 소포 안에는 한통의 편지와 함께 동백꽃배지 403개가 담겨 있었다.

또 자수모임 회원들과 동백꽃배지를 제작하는 과정을 담은 사진들도 함께 첨부했다.

김씨는 편지를 통해 “저를 포함한 8명이 지난해 12월부터 제작한 동백꽃 브로치 403송이를 보낸다”며 “4·3 당시 희생된 분들의 넋을 위로하고자 하는 마음을 모아 정성을 다해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겨우내 저희들이 피워낸 동백꽃송이들이 제주도민의 가슴에 따뜻한 위로의 꽃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전했다.

김씨는 사실 4·3 희생자 유가족이다. 20년 전 남편을 따라 제주에서 인천으로 거처를 옮겼지만 마음은 늘 제주도민이다. 지난해 4·3 70주년을 보내는 마음도 남달랐다.

그래서 지난해 12월부터 4·3을 상징하는 동백꽃배지를 직접 제작하게 됐고, 자수모임 회원들의 도움으로 4월 3일을 의미하는 403개를 만들게 됐다.

김씨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자수모임 회원 중에는 제주 출신이 저밖에 없지만 4·3 희생자의 넋을 위로하고자 동백꽃배지를 만든다는 얘기를 듣고 많은 분들이 참여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생이 된 딸과 함께 4·3평화공원에도 다녀온 적이 있다”며 “4·3의 아픈 역사를 모두가 바르게 기억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경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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