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사업발 자금회전 한계 인건비 최소화 고육지책
초과근무·연차수당 등 자제 내용 노사공동결의서 채택
시내면세점 부진 등 40억원 적자, 제주항 출국장'공전'
정부 신규특허 허용 여부 등 악재…고용·투자 부진 우려

제주관광공사가 면세사업에서 촉발한 자금회전 한계 상황 극복을 위해 '인건비 최소화'라는 고육지책을 내놨다. 적자 누적에 따른 부담 가중이 이유다. 제주관광 지역 선순환을 주도하고 이익을 도민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제주도의 구상에도 금이 갔다. 이대로라면 시내면세점 특허를 내놔야 할지 모른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제주관광공사는 지난주 결산이사회에 이어 재무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공동결의서를 채택했다. 국내외 관광객 감소와 사드 여파 등 심각한 재무위기에 공감하고 초과근무·연차수당·직책수행비 등 인건비 및 교육비 절감을 위해 상호 노력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노사가 공감을 이뤘을 만큼 제주관광공사의 재무사정은 힘든 상태다. 2017년 1억70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지만 지난해 40억 적자를 냈다. 시내면세점인 신화월드면세점 부진 영향이 컸다. 시내면세점은 지난 2015년 매출 정체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추진됐지만 수익원은 커녕 약점이 됐다. 개점 때부터 대기업 면세점에 밀려 브랜드 입점에 취약한 상황을 노출한 것도 모자라 '따이공'이라 불리는 중국 보따리상 선호 상품군이 빈약해 고전했다. 지난해 8월까지는 선방했지만 양지휘 람정제주개발 회장 구속 사실이 알려진 직후 카지노 이용객이 급감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100억원 넘게 투자해 조성한 제주항 출국장면세점을 1년 넘게 운영하지 못한데 따른 부담도 컸다.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 조치로 인해 크루즈 관광객이 뚝 끊기면서 직영도, 임대도 못하는 상황에서 내년부터는 이자 등 금융비용 부담까지 고민해야 하는 상태다.

여기에 정부가 광역지자체별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 허용여부를 논의하면서 부담요인은 더 늘어났다.

이번 노사 협의는 구조적 한계로 빚어진 재정 문제를 회복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에서 성사됐지만 사실상 제주관광공사의 자금 회전이 임계치에 임박했다는 방증이라는 점에서 우려를 사고 있다.

제주관광공사의 면세점 수익 부진은 한두해 겪은 문제가 아니다. 지난 2017년에도 인건비를 확보하지 못해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급한 불을 껐었다.

재정 위기 여파는 추가 고용창출이나 투자 등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는 등 파장이 클 전망이다.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공사 창립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그만큼 숙고했고 직원들과 충분히 협의했다"며 "대내외 환경이 좋지 않다. 지금은 적자 만회에 주력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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