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속의 신명, 신명 속의 하나됨, 그 아름다운 탐라공동체’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제주도지회(지회장 김상철)가 월드컵 경축문화행사 일환으로 오는 13·14일 오후 7시 제주해변공연장에서 공연할 「천년의 꿈」의 지향점이다.

 「천년의 꿈」은 제주의 전통문화와 도민들의 삶의 양식을 노래와 풍물·연극·춤·영상 등 종합예술로 형상화 한 작품. 놀이패 한라산, 민요패 소리왓, 풍물굿패 신나락, 노래패 섬하나 산하나, 노래빛 사월 등 제주민예총 소속 5개 공연 단체와 민예총 회원 등 40여 명이 출연해 제주의 자연과 인간·사회(역사)를 문화예술 속에 질펀하게 녹여낸다.

 「천년의 꿈」은 모두 네 개의 마당으로 꾸려진다. 첫째마당 ‘탐라의 여명’에선 천지왕본풀이의 말명이 흐르는 속에 청(하늘)·황(땅)·홍(인간) 삼색의 천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몰려드는 것으로 1만8000 신들이 강림하는, 세상 열림을 표현한다.

 둘째마당 ‘노동과 신명’은 제주전통양식인 굿놀이 ‘세경놀이’와 제주노동요로 자연과 더불어 살아온 제주공동체를 신명나게 연출해 보여준다. 씨뿌리고(봄), 김매고(여름), 수확하고(가을), 방앗돌 굴리기(정미) 등 사계절의 노동 속에서 획득하는 제주사람들의 공동체 삶을 세경놀이와 제주노동요 속에 함축해 재미를 더해준다.

 셋째마당은 ‘시련의 역사’. 구한말부터 현재까지 제주사람들 삶 속에서 노정된 시련과 갈등을 형상화한 장이다. 그 속에서 잉태되는 장두의 싸움과 잠녀항쟁, 4·3 등 역사 속에서 배태된 갈등과 공동체 붕괴, 도민사회의 분열 등을 춤과 음악으로 형상화해 보여준다.

 넷째마당은 ‘평화의 노래’. 잠녀굿으로 시작해 대동놀이 ‘성주놀이’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이 마당에서는 제주의 자연 풍광과 제주의 질곡의 역사를 아우르는 영상과 공동체 회복을 염원하는 시가 등장한다. 이날 공연의 대미를 장식할 출연진과 관람객이 함께 하는 ‘성주놀이’는 붕괴됐던 도민 공동체의 회복을 상징한다.

 연출자 최상돈씨는 “제주가 평화의 섬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도민사회의 역사적 갈등부터 청산해야 한다”면서 “이번 공연이 제주의 공동체 회복과 역사복원이 이뤄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무료. 공연문의=758-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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