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평화재단, 제3회 제주4·3평화상 시상식 진행
현기영 작가 수상…"민중의 말살된 기억을 되살려 재기억시켜야"

소설 '순이삼촌'으로 제주4·3사건을 시대의 한복판으로 끌어올린 현기영 작가(78)와 베트남 평화·인권운동가 2명이 제3회 제주4·3평화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양조훈)은 1일 오후 제주시 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제3회 제주4·3평화상 시상식을 열었다.

이날 평화상은 현기영 작가, 특별상은 베트남 평화·인권운동가 응우엔 티탄씨(62)와, 같은 이름의 평화운동가 응우엔 티탄씨(59) 등 2명이 수상했다.

이날 시상식은 양조훈 이사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경과보고, 수상자 공적보고, 시상, 인삿말, 축사, 수상 연설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날 양 이사장은 개회인사를 통해 "4·3평화상 시상은 수상자의 인류애, 평화와 인권존중,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고자 투쟁한 정신을 전 세계에 알리려는 뜻이 있다"며 "4·3을 온 국민이 공감하는 대한민국의 역사를 넘어 세계가 공유하고 함께하는 역사로 각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4·3평화상을 받은 현 작가는 "4·3의 진실을 지키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되새기는 재기억의 노력, 즉 끊임없는 기억운동이 필요하다"며 "4·3은 늘 다시 시작해야 하는 영원한 과제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4·3의 참사 속에 희생된 원혼들은 70년이 지난 지금도 어둠에 갇힌 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그 죽음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고문과 옥살이로 육체와 정신이 망가진 사람들의 트라우마를 위무하는 동시에 민중의 말살된 기억을 되살려 재기억 시키는 일을 살아있는 우리가 감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4·3평화상 수상자인 현 작가는 제주출신으로, 민중의 삶을 억누르는 야만의 역사를 글로 드러내어 그 상처를 보듬는 작가이자, 평화로운 공동체 회복을 위해 실천하는 지식인이다.

현 작가는 4·3에 대해 30여년간 망각과 침묵을 강요당하던 시절, 문학적 양심으로 북촌리 대학살을 다룬 작품 '순이삼촌'을 1978년 '창작과 비평' 에 발표하면서 4·3을 시대의 한복판으로 끌어올렸다.

그는 4·3의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인권과 평화를 가로막는 온갖 불의하고 부당한 움직임에 저항하는 실천적 지식인의 표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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