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제주민예총 주관 역사맞이 4.3거리굿 ‘독립의 함성, 통일의 노래’
제주시청 앞 광장서 열려
거리굿에 앞서 청소년과 함께하는 4.3문화마당 ‘기억할 역사, 우리’도

남로당의 거점이란 이유로 3만여 명이 희생됐다. 그렇게 제주도는 ‘빨갱이 섬’이 됐다. 무고한 희생은 부끄러운 역사로 기록됐다. 4.3의 아픔은 가슴속 응어리로 숨겨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기억하고 계승해야 할 우리의 ‘슬픈 역사’가 됐다. 다시는 이런 억울한 희생과 죽음이 없길 바라는 마음을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가며 기억하고 기록하고 있었다.

4.3의 기억을 이어가기 위해 ㈔제주민예총(이사장 강정효) 주관으로 3일 오후 6시부터 역사맞이 거리굿이 제주시청 앞 광장에서 진행했다. 1947년 일제에 독립됐지만 진정한 해방은 아니었다. 일장기가 내려진 곳엔 성조기가 올라가고, 친일파는 독립정부의 요직을 차지한 후 지금까지 존재하고 있다. 3.8선이 그어진 분단의 아픔도 현재진행형이다. 진정한 해방이 오지 않았단 의미로 이번 거리굿의 이름도 ‘독립의 함성, 통일의 노래’로 정했다. 항일독립가요와 해방가요, 4·3을 아우르는 음악과 만세운동을 표현한 퍼포먼스, 미군정 기록영상 등을 버무린 다원예술로 꾸며졌다.

모든 세대가 어우러진 신명나는 굿판으로 시작한 역사맞이 거리굿에 민예총 강정효 이사장은 감사의 말로 “4.3은 3.1운동과 괘를 함께하고 있다. 당시의 외침은 통일과 독립, 완전한 나라를 위한 외침이었다. 하지만 아직 다 안 됐다. 앞으로 더 나아가야 할 이유가 여기 있다”며 “문화예술축전을 계속 진행하고 외치는 이유가 여기 있다.”고 소개하며 도민들이 함께해주길 부탁했다.

앞서 진행한 청소년과 함께하는 문화마당은 전승세대들의 ‘4·3을 기억하는 방식’을 공유하는 것으로 눈길을 끌었다.

청소년이란 단어 앞에 ‘제주’를 달고 힙합, 밴드, 댄스 등 다양한 방식으로 4.3을 말했다. 4·3세대에게는 아프고 숨기고 싶었던 기억이었다면 전승세대에게 4·3은 인정과 드러내기로 색깔을 분명히 했다.

힙합 그룹 ‘서던아일랜드 크루(S.I.C)’는 직접 작사한 곡으로 4.3의 감정을 거침없이 토해냈다. 댄스팀 ‘발렌타인 크루’는 화려해 보이는 동작을 통해 ‘고통’의 의미를 표현했다. 공연 이외에도 ‘청소년 4.3동백꽃을 피우다’, ‘평화와 공존을 위하여’등 4.3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체험 공간도 직접 꾸렸다.

청소년들이 부스를 직접 운영하는 등 ‘이어갈’ 젊은 세대 참여는 고무적이지만 ‘이어줄’기성 세대의 저조한 참여가 아쉬움으로 남았다. 쌀쌀한 날씨임에도 오전 9시부터 행사에 참여한 한 스테프는 “뜻깊은 행사에 참여할 수 있게 돼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했지만 “하지만 어르신들이 더 많이 와서 보셨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고 전했다.

이후 오는 6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상가리 4.3희생자위령제’와 같은 시간 ‘도령마루 현장위령제 해원상생굿’이 진행될 예정이다. 우종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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