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나무. 자료사진.

지난 2006년 보다 15.2% 줄어…기후변화 등 원인
고사목 45.9% 차지…환경부 멸종위기종 지정 시급
녹색연합 "대응 시나리오 마련 등 관련 정책 필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위기종인 한라산 구상나무 숲의 면적이 점차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보전 및 복원에 대한 대책이 절실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4일 제주도에 따르면 한라산 구상나무는 해발 1400m 이상 지역에서 626㏊가 분포하고 있다.

또한 도가 지난 2013년부터 2014년까지 한라산 전역에 대한 구상나무 생육실태를 표본 조사한 결과 구상나무는 ㏊당 2028.3본으로 전체수목의 64.9%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구상나무 숲 면적은 지난 2006년 738.3㏊에서 2015년 626.0㏊로 112.3㏊(15.2%)가 감소했으며 전체 구상나무 중 고사목 비율은 45.9%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고사 유형별로는 '곧추서서 고사' 44.2%, '줄기가 부러져 고사' 21.6%, '기울어진 채로 고사'와 '완전히 쓰러져서 고사'가 각각 15.5% 등의 순이었다.

이처럼 구상나무 숲이 고사하는 원인으로는 기후변화에 따른 기온상승과 적설량 감소 등의 영향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전염성이 강한 병해'라는 사실도 처음으로 규명됐다.

이에 대해 녹색연합은 '2019년 한반도 고산침엽수 실태조사 보고서'를 통해 △보전·복원 매뉴얼 마련 △환경 관련 기관 통합적 협력체계 구축 △보전·복원 대응 시나리오 마련 △국가 차원의 생태계 보전을 위한 정책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녹색연합 관계자는 "한라산 진달래밭 일대 구상나무 숲은 국내를 통틀어 최대 고산침엽수 군락으로 꼽히지만 지난해 가을과 겨울 두 차례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90%에 가까운 구상나무가 고사됐다"며 "향후 10년 안에는 구상나무의 집단 군락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되며 이로 인해 생물다양성의 균형이 무너질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이어 "국제적인 멸종위기종으로 등재된 구상나무가 정작 환경부에서 지정하는 멸종위기종에는 분류되지 않았다"며 "조속한 멸종위기종 등록 등 침엽수 보전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경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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