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투 제주면세시장<상>

시내면세점 추가 진입 예고…"매출 늘어도 남는 게 없다"
중국 대리 구매 의존 심화·관광 경기 침체 등 악재 산적

제주지역 면세점 업계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이르면 이달 중 시내면세점 추가 진입 여부가 가려지는데다 중국 전자상거래법 개정 여파 등 불안 요인이 가시지 않고 있다. 경쟁심화 차원을 넘어 수익성 악화로 인한 파장까지 우려되고 있다. 

△시장 잠식 가능성까지 고민

정부가 광역지자체별 시내면세점 신규 특허 허용여부를 논의하는 것과 관련해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 지역 면세점 운영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줄 것을 요청했다. 대기업 면세점 쏠림현상 등에 대한 우려와 면세점 등 송객수수료 제한을 위한 제도 개선도 건의했다. 중국인 보따리상(따이궁.중국 대리 구매자)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데다 출혈경쟁 격화로 인한 시장 잠식 가능성까지 감안했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중론이다.

제주 지역 면세점은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에도 불구하고 선전했다. 지난해 롯데면세점 제주점과 호텔신라 신제주 면세점 매출은 각각 7541억원과 8679억원으로 전년(4783억원.5792억원)에 비해 58%·50% 증가했다. 제주관광공사 지정면세점은 401억원으로 전년 477억보다 줄었지만, 시내면세점은 2017년 120억원에서 지난해 284억원으로 신장했다.

수익성을 따지면 사정이 달라진다. 아직까지 면세점 큰 손인 유커가 돌아오지 않은 상황에서 면세점 매출 대부분은 '따이궁'을 통해 발생했다. 따이궁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송객 수수료 경쟁이 과열되며 외형적인 면세점 매출을 늘고 있는 반면 수익성은 악화되는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 재정 위기를 공개한 제주관광공사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난해 제주관광공사 매출액은 696억원으로 2017년 607억원보다 14.69% 증가했다. 하지만 당기순손실이 40억원이나 됐다. 마이너스의 원인은 주요 수익원인 면세점 운영에서 발생했다. 위치적 불리함은 물론 대기업 면세점에 비해 마케팅이나 상품구성력 등에서 약세를 보이는 등의 한계도 있었지만 송객수수료 등 운영비 지출이 많아 결과적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낙관적인 전망을 하기도 어렵다. 중국 정부는 2018년 전자상거래법을 개정한 이후 세관 검사를 강화했다. 아직까지 매출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중국 내 기류의 변화에 따라 '제2의 사드 사태'가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경기 부진 영향 흔들

내국인 면세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JDC가 제주공항과 제주항에서 운영 중인 지정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액은 5158억원으로 전년 대비 6% 정도 감소했다. JDC 지정면세점 매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개점 후 처음이다. 그만큼 관광경기가 나빠졌다는 방증이다. 국내 관광객 수 감소와 경기부진에 따른 내수 침체 영향을 제대 로 받았다.

2016년 제주의 연평균 대형소매점 판매액지수는 전년 동월에 비해 5.8%나 증가하는 등 전국 평균(0.6%)을 크게 앞질렀다. 2017년(전년 동월 대비 -0.9%)만 하더라도 전국(평균-1.5%)대비 선전했지만 지난해 사정은 달랐다. 지난해만 4.8% 하락(전국 평균 -0.8%)하는 등 면세점 위축 영향을 제대로 받았다.

제주 주요 수입 동향 역시 면세점 업계 고전을 반영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를 기록한 이유로 관광용 소비재 수입 감소가 지목됐다. 수입 1위 품목인 화장품류에서 메이크업(68만달러, 9.9%)을 제외하고 기초화장품(228만 달러, -7.2%), 립스틱(64만달러, -20.5%), 기타화장품(50만 달러, -15.0%)등이 줄었다. 면세점 소비재 중에서도 위스키(163만달러, 73.3%)만 늘었을 뿐 담배류(83만달러, -31.2%)와 향수(62만달러, -42.8%)는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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