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진 서귀포시 동부보건소

아침 일찍부터 한 장애인 분이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보건지소로 오신다. 작년 처음 봤을 때만 해도 뇌졸중으로 인해 오른쪽 근육이 위축되고, 상하지 근력이 약하여 잘 걷지 못하셨던 분이다.

하지만 매일 재활운동실을 찾아오시고 꾸준한 재활 운동과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지금은 오히려 지소의 '탁구왕'이 되어 처음 오시는 분들과도 스스럼없이 탁구를 치시게 되었다.

청렴이란 글자 그대로는 '깨끗한 마음과 생각', 사전적 의미로는 '성품과 행실이 맑고 깨끗하며 재물 따위를 탐하는 마음이 없음'이라고 한다. 일상 속에서 청렴한 사람이 누구일까 생각 해 보았는데 이렇게 자기 자신과의 꾸준한 약속을 지키고 실천해 나가는 사람이 곧 청렴한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최근 TV 뉴스에서는 상상조차 못할 큰 범죄를 저지르고도 돈으로 해결하려하고 거짓말로 일관하며 법을 피하려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렇게 자기 자신의 양심과 도덕성을 저버리는 사람들을 볼 때면 자기 자신의 양심을 지키며 하루하루 정직하고 검소하게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가치 있고 의미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올해 사업을 맡아보면서는 나에게 주어진 이 예산을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게 되었는데, 이러한 생각들 하나하나가 청렴의 길로 들어선다고 생각한다.

나쁜 마음을 먹는다면 양심에 저버리며 사적인 이익을 챙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예산을 따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경험도 하게 되었고, 하나하나 소중하게 생각하며 정말 필요한 사람들에게 잘 쓰이도록 양심 있게 행동해야한다.

한 가지 예로는 한 치매 어머니를 둔 민원인께서 기저귀 값이 비싸서 알아보다 우연히 보건소에서 치매 지원을 해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오셨다.

같이 근무하는 직원분과 함께 기저귀를 배부해주고 동시에 치매의료비 지원도 치매안심센터를 통해 알아보면서 도움을 드리려고 했었다.

단순히 기저귀 지원이 가능한지 알아보러 왔다가 의료비 지원까지 받게 되자 민원인께서는 서류를 다시 가지러 가야 되는 수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신 우리에게 고맙다고 말하며 즐겁게 지소를 나가셨다.

사실 서류를 받고 작성할 것이 꽤 있어서 어려웠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음에 보람과 감사함을 느꼈다.

이렇게 한 번 더 설명하면서 정말 필요한 분들에게 물품과 비용을 지원해주는 것이 양심을 가지고 꾸준히 청렴을 실천해나가는 자세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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