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섭 「내 심장은 작은 북」

송현섭 시인이 동시집 「내 심장은 작은 북」을 냈다.

이 책은 캄캄한 밤, 홀로 공포와 싸우는 아이의 두려움은 점점 작아지는 방의 모습으로 그려지고, 저물녘에 잠자리와 달팽이를 벗 삼아 시냇가를 거니는 쓸쓸함은 시냇물의 눈물로 표현된다.

동시집의 제목으로 삼은 구절이 담긴 시 '노래를 부를 거야'는 슬픔과 답답함을 떨쳐 내려는 듯 숨차게 달리는 시적 화자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송 시인은 타인의 고통과 괴로움을 가만히 지켜보지 않는다.

시인에게 아우슈비츠는 과거에 비극이 벌어졌던 장소가 아닌 현재 우리의 비극을 사유하게 만드는 공간이다. 무자비한 수족관 주인의 뜰채를 하느님의 축복으로 오해하는 물고기는 좁은 세계에 갇혀서도 이를 깨닫지 못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을 떠올리게 한다. 창비·1만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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