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계도 기간 동안 일자리 창출·나누기 효과 전무
시행 초 쪼개기 반짝…지출 여력 한계 경기둔화 파장

'주52시간 근무제'계도기간 동안 제주 지역 일자리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적용 대상 사업장(300인 이상)이 많지 않았지만 전반적인 경기 둔화 등 간접 효과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14일 국가통계포털의 행정구역 취업시간별 취업자 현황에 따르면 주52시간 근무제 계도 기간(2018년 10~2019년 3월) 동안 취업 시장 내 유의미한 변화가 감지됐다.

시행 초기 취업자가 8000여명 늘어나는 반짝 효과를 냈을 뿐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10월과 지난달 취업자수는 37만5000명대로 외형상 변화는 없었다. 11월 38만3000명까지 늘었던 취업자는 12월 37만9000명, 올 1월 37만5000명으로 감소했다.

시간별로 53시간 이상 근무하던 취업자가 52시간 이하로 편입됐을 뿐 일자리 창출·나누기 등 기대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7만6000명이던 53시간 이상 근무 취업자는 올 3월말 6만5000명으로 줄었다. 15~32시간 근무 취업자는 같은 기간 5만3000명에서 5만9000명으로, 36~52시간 근무 취업자는 21만8000명에서 21만9000명으로 늘었다.

숫자상으로는 제도 정착으로 해석되지만 현장 분위기는 달랐다. 실제 2월까지 20만 7000명이던 36~52시간 근무자가 계도 기간 종료를 앞두고 한 달 사이 1만2000명 늘었고, 15~35시간 근무자는 6만4000명에서 5만9000명으로 줄었다.

1~14시간 근무 취업자도 지난해 10월 2만명에서 올 3월 2만2000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지만 전달 2만6000명에서 4000명 정도가 실직했다.

경제활동인구가 꾸준히 늘어나는 것과 달리 고용 시장이 경직된 원인으로 지목되는 이유다. 주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전반적인 여가 수요가 늘어나기는 했지만 평균 소득 감소로 인한 지출 여력 한계가 제주 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반적인 항공좌석 수 감소 여파도 있지만 제주 방문 내국인관광객이 감소하고 1인당 관광비용 지출이 줄어든 만큼 지역 경제가 위축되는 상관관계를 무시하기 어렵다.

중소기업제주지역본부 조사에서 경영 애로 사항 1순위로 5개월 연속 '인건비'가 꼽히는 등 고정비 지출 부담이 커지는 등 업황 부진에 다른 노동력 수요 감소가 지역 경제를 욱죄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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