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장선 제주교통연구소 책임연구위원·2017/2018 라이온스 제주지구 총재

1970년대 말 개발을 시작한 신제주는 호주의 멜버른시를 모델로 도민과 관광객들이 쾌적한 환경 속에서 공존을 목표로 해 도시계획의 이름으로 초기 행정의 중심지로 시작, 한국의 관광의 첨병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도시가 확산되고 관광객이 늘면서 제주 상권의 중심지로, 또 많은 아파트단지의 건설과 더불어 주상 복합의 대단위 도시로 발전했고 중국 관광객들이 밀려오면서 속칭 바오젠거리 같은 중국 간판이 즐비한 이상한 상권으로 변모했다.

사드 이후 중국 관광객들이 뜸한 요즘의 한산한 거리는 내국인 관광객들이나 지역민들을 위한 음식점 등이 그 자리를 메꾸고 있지만 요즘의 경제 상황을 그대로 보여 주고 있어 신제주가 앞으로 어디로 갈지 사뭇 궁금해진다.

하지만 현재 신제주의 도로 를 보면 아직은 '역시 신제주'라는 말을 들을 만큼 답답하다.

지난해 어느 신문에서 지적한 공항에서 노형 방향의 도로 혼잡도가 서울보다 더 하다는 뉴스를 떠 올리며 실제 서울 도심의 차량속도와 이 구간의 통행속도를 비교해 봤더니 시속 19.3㎞로 서울의 19.6㎞보다 떨어져 정체 수준이 확인됐다.

애조로 개통으로 우회 노선이 들어서고 중국 관광객들이 많이 줄어들었는데도 이러한 혼잡도는 이미 예견돼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신제주 개발의 중심인 신대로는 당시 중앙정부의 요구로 40m의 광로로 설계된 반면 상권의 중심인 신광로와 삼무로는 25m의 4차선이고 상권과 연계된 생활권은 대부분 6~8m 도로이며 방문자의 우발적 수요를 위한 추가 주차장 건설은 거의 없었다.

이후 신제주 지구와 노형 지구의 대단위 아파트단지, 대형 매장, 그리고 부수적으로 연계되는 초·중학교 등이 들어서면서 신제주권, 크게는 제주 시내의 생활권 도로의 교통을 해결하려는 노력은 미흡한 것으로 보인다. 

비단 노형로터리뿐만 아니라 앞으로 들어서는 주변 지역의 시설과 노형에서 광령, 고성은 물론 외도, 하귀까지 계속해 도심은 팽창할 것이다.

노형로터리는 예전부터 지하도 또는 고가도로를 검토 한 바가 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묻히고 주변 도로 구조를 바꾸거나 신호 시간을 조정하는 등의 근시안적인 구상과 건물의 층수를 줄이는 등의 방법으로 교통영향 평가를 통과했다.

고가도로 또는 지하도를 가급적 줄이는 것이 요즘의 추세이고 보면 그만큼의 도로계획도 추가해야 한다.  

도시의 지표를 설정하고 도시기반 시설인 도로, 상하수도, 환경 등의 계획을 수립하는 지금까지의 도시계획은 토목, 건축을 공부한 사람들이 주류였지만 앞으로는 교통, 도시디자인, 환경 전문가들의 역할이 더욱 절실하다.

제주에서 내로라하는 시설들이 진정한 지역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려면 그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을 인식해야 하고 자동차 50만대를 넘긴 제주는 인구 1인당 1대의 시대를 시급히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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