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생 교육문화체육부국장

파리의 상징으로 최대 관광명소 가운데 하나인 역사적인 장소 노트르담 대성당이 16일 저녁 화재로 지붕과 첨탑이 붕괴되는 큰 피해가 발생해 전 세계가 애도의 메시지를 쏟아냈다.

교황청은 슬픔을 전했고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안타까움과 애도를 표했다. 경찰은 화재가 발생하자 대성당 주변 시민과 관광객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고  소방대 400여명은 사투 끝에 8시간 만에 화마를 물리쳤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번 화재로 850년 역사의 노트르담 대성당은 지붕과 첨탑, 스테인드글라스 등이 소실돼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다. 다행히 종탑 두 개를 비롯해 서쪽 '장미 창'은 소실을 면했다.화재현장을 직접 찾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눈물이 맺힌 모습으로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 국민과 함께 노트르담 대성당을 재건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4일 강원도 고성과 강릉, 인제 등에 발생한 산불로 축구장 2460개에 달하는 산림 1757㏊가 사라졌다. 산림청이 지난 10일 강원산불 현장을 점검한 결과 당초 530㏊에서 국립산림과학원의 아리랑 3호 위성영상을 분석해 잠정적으로 5개 시군에 이 같은 피해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피해 복구에 수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가운데 내년부터 연차적으로 복구 조림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번 산불 진화는 전국에서 집결한 소방대원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하지만 이런 산불 진화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주역들이 있었다. 지난 6일 '대한민국 산림청' 페이스북에는 공유 게시물이 하나 게재됐다. 산림청이 공유한 게시물은 '산림항공본부 '페이스북 글로 강원 산불 진화 관련 사진과 글이 올려져 있었다.

산림항공본부는 "뉴스에는 나오지 않은 숨은 일꾼들이 있다. 항상 산불 현장 최전선에서 목숨을 걸고 누구도 들어가지 않는 야간 산불 현장에 깊숙이 들어가 진화에 임하는 그들은 산림청 공중진화대다"라고 설명했다. 공중진화대는 산불로 들어가기 힘든 곳에 헬기를 타고 이동해 산불 현장 최전선에서 화마와 싸우는 임무를 담당한다. 일당 10만원의 비정규직인 이들은 처우가 심각한 상태에서도 자신의 맡은바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2014년 4월 16일 인천에서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진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하면서 승객 304명(전체 탑승자 476명)이 사망·실종됐다.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 학생을 포함해 299명이 사망했고 5명은 아직도 가족들에게조차 돌아오지 못했다. 16일 경기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세월호 참사 5주기 추모행사가 진행됐다.

사단법인 4·16 세월호 참사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가족협회의 운영위원장인 장훈(단원고 2학년 8반 장준영 부친)씨는 "2014년 4월 16일 5년 전 그날 목숨보다 더 소중한 우리 아이들이 참혹하게 죽어가는 모습을 국민 모두가 두 눈으로 보았습니다. 국민 모두가 증인이며 목격자입니다. 그날 오전 8시 48분 세월호가 기울기 시작한 후 단 한마디면 모두 살아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며 "해경이 제시간에 대피하라고 승객 퇴선 명령만 내렸다면 청와대가 승객구조명령을 내렸다면 우리 아이들은 모두 살아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구할 수 있을 때 구하라고 했다면 모두 살 수 있었습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 누가 우리 아이들을 죽인 겁니까. 누가 304명의 국민들을 죽인 겁니까"라고 울먹였다.

5년 전 세월호 참사와 이달 초 발생한 강원 산불, 노트르담 대성당 화재를 생각해보면 위기상황에서 초기대응이 얼마나 중요한 가를 보여준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또다시 세월호 참사를 떠올릴 것이다. 대국민담화를 전격 취소하고 화재현장으로 달려온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모습을 보면서 5년 전 그날 왜 우리는 그런 모습을 보지 못했을까. 아직도 끝나지 않은 세월호 참사의 진실, 단원고 학생들과 일반 승객 등 304명의 희생자, 그리고 가족,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그날의 진실이다.  <김대생 교육문화체육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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