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품을 이용한 업사이클링 소품 만들기를 진행하는 아이들
김현정 도민기자

환경을 위한 작은 움직임, 업사이클링(up-cycling) 프로그램 눈길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제주지만 안으로 들여다보면 생활쓰레기와 해안쓰레기 등의 환경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자원봉사단체나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인 환경정화활동도 계속되고는 있으나 보다 적극적인 대안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 도민들 스스로가 쓰레기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제주의 미래를 위한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현실이기에 더욱 눈길이 가는 업사이클링 소모임이 있어서 한경면 용수리로 향했다.  

업사이클링(up-cycling)은 업그레이드(upgrade)와 '재활용하다'는 의미의 리사이클(recycle)을 더한 말이다. 기존에 버려지는 생활쓰레기나 해안쓰레기 등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서 디자인 또는 활용도를 더해 그 가치를 높인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말한다.

버려진 것들로부터 재탄생된 소품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자연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우며 쓰레기를 줍고 모으는 일 뿐만 아니라 업사이클링 작품으로 재탄생되는 과정을 프로그램으로 진행하고 있는 황영혜(38) 작가를 만났다. 

"재활용 소품 제작에 관심을 가지면서 이 지역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며 뜻을 같이한 분과 함께 2016년도에 뿌리컴퍼니가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한림오일장에 '전통시장살리기 프로젝트'를 맡아서 1년 동안 진행했다. 상인들과 시장을 찾는 분들을 대상으로 업사이클링 소품 만들기 등, 재활용을 하여 일상생활에 쓰이는 작은 소품들을 만드는 일을 시작했었다"는 황작가는 "제주에 처음 왔을 때 아름다운 자연경관에 매료되어 지내다보니 그 속에서 함께 하는 사람들이 보이더라. 자연과 함께 사람들이 어우러진 풍경들이 좋다. 동네 주민이 될 수도 있고 관광객이 될 수도 있고…, 이런 부분이 제주를 떠나지 못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는 것 같다. 아름다운 풍경만큼이나 좋은 사람들 속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다보니 환경에 관한 이벤트나 공연 등도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이 일을 시작했다"고. "가까이에 바다와 오름 등이 있다. 제주 바다에 자주 나가는데, 예쁜 돌도 보게 되고 땅에 떨어진 나뭇가지나 버려지고 부러진 것들이 있어 모으게 됐다. 이를 활용하여 테이블이나 의자 등을 만들어 쓸모가 있는 것으로 만들고 보니 주변 반응이 좋았다. 버려진 유리조작들로도 예쁜 소품을 만들 수 있었다"고. 

업사이클링 체험&북토크

작업실 공간은 작은 카페를 겸하고 있었다. 체험하는 연령층이 대부분 아이들이어서 보람도 크다고 한다. 게스트하우스 투숙객을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어서 제주도민 뿐만 아니라 제주에 여행을 온 관광객들에게도 환경을 생각하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 진열된 액자들, 심지어 조명까지도 버려진 것들로 만들어진 소품들이었다.

그녀는 또, "환경문제가 많이 대두되고 있다. 자연환경이 주는 혜택에 감사하며 작은 움직임이지만 버려진 것들에 새로운 가치를 불어넣는 일은 계속하고 싶다"며 "한경면을 아울러 환경을 위한 활동을 하고 계시는 분들과 함께 협업해서 '리사이클링 원데이 클래스'를 한다든가 바다에서 쓰레기를 줍는 등의 환경지키미 역할을 꾸준히 하고 싶다. 친환경 용기를 개발하고 싶고, 비닐 안쓰기 운동 차원에서 장바구니 제작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여러 가지 생각들을 모아서 환경보호에 대한 시선을 조명할 수 있도록 프리마켓 형태로 활동을 다양하게 넓히는 일도 구상 중이다. 업사이클링 작품들을 전시할 수 있는 기회도 많이 갖고 싶다"며 앞으로의 계획에 야무진 다짐을 더한다.  

잊히고 버려진 것들에 대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환경운동가처럼 거의 매일 주변 자연환경에 관심을 갖지는 못하지만, 환경을 생각하는 작은 움직임이 더해질 때 제주의 미래도 더 푸른 자연으로 화답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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