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봉 도민기자

몸살 앓고 있는 오름 탐방객 '눈살'

요즘같이 따뜻한 날씨에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산행을 하다보면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 풍경에 절로 감탄사가 나오게 된다. 

그런데 요즈음 산과 오름을 걷다보면 이런 멋진 풍경과 대조적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모습을 볼 수가 있다. 일부 시민들이 오름과 야산 등 인적이 드문 중산간 일대에 몰래 버린 쓰레기 때문이다. 이렇게 버린 쓰레기는 일반 생활쓰레기, 건축물 폐기물, 냉장고 등  그 종류도 각양각색이다.

쓰레기 불법 투기를 막기 위한 캠페인을 지속해서 벌이고 있지만, 무엇보다 이러한 불법 행위를 막기 위해서는 올바른 시민의식 함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고사리 철을 맞아 야외 나들이에 나선 관광객과 지역 주민들이 증가하면서 중산간 지역이 몸살을 앓고 있다.

야산 및 중산간 도로에 버려지는 쓰레기가 부쩍 늘면서 환경오염과 함께 자연경관을 크게 훼손시키고 있는데다 고사리 채취 객들의 불법 주차도 성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중산간 도로 커브 길 일대에 불법 주차된 차량들로 인해 이곳을 지나는 운전자들이 시야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교통사고 위험도 도사리고 있었다.

게다가 고사리 채취 객들 차량들이 밭 입구까지 막아서면서 농사일로 바쁜 농민들에게도 피해를 끼치고 있었다.

실제 지난 14일 주말에 중산간 지역을 확인한 결과 고사리 채취 객이 버리고 간 쓰레기들이 길가마다 쌓여있었다.

이와 함께 대천동 비자림로 갓길에는 캔·고철, 담배곽 등이 분리수거가 되지 않은 쓰레기가 대형 비닐봉지에 담겨 버려져 있었으며, 다랑쉬 오름으로 향하는 갓길에도 먹다 남은 음식이 들어있는 쓰레기가 봉지에 담긴 채 버려져 있어 미관을 저해하고 있었다.

도민 고모씨(55·구좌읍 송당리)는 "고사리 철 오름 주변 들판에 가면 채취 객들이 버리고 간 생활 쓰레기들로(막걸리 병, 종이컵) 제주의 청정 자연 환경이 파괴 되고 있으며 밭 입구 및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좌·우로 굽은 도로 등에는 주차를 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불편을 토로했다.

관광객 박모씨(53, 부산시 연제구)는 "제주 고사리가 좋아서 고사리를 꺾는데 오름 및 들판 웅덩이 및 나무 밑에 쓰레기들이 너무 많아 청정 제주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것 같다"며 "고사리는 허리 굽히지 않는 뻣뻣한 놈에겐 눈길도 주지 않고 겸손히 허리 굽히는 자에게만 눈 맞춰주고 가시 찔려 삶의 아픔을 아는 자에겐 통째로 몸도 내어주는 고사리의 겸손"을 배웠으면 했다.

결국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지 말고 지정된 장소에 버리거나 다시 되가져오는 선진 의식과 함께 불법 주차를 근절할 수 있는 관련 기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또 '나 하나쯤이야'하는 이기주의로 우리의 생명과도 같은 오름과 야산 등에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행위를 반드시 근절해 우리 자녀들에게 제주의 아름답고 깨끗한 자연유산을 물려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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