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희 작 '거품이 일다'.

한때는 유용했거나 좋아했던 물건도 언젠간 필요 없어질 때가 온다. 하지만 미련이 남아 버리지 못하고 박스 등에 보관한다. 이런 애물단지가 예술작품으로 재탄생됐다.

김국희 작가는 21일까지 문화공간 양(관장 김범진)에서 '괴물건(怪物件)' 개인전을 연다.

괴물건은 '괴물'과 '물건'의 합성어로 필요 없어진 물건들을 설치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 전시회는 액자에 물건을 직접 붙여 제작한 정물화 시리즈와 옷, 소품, 문서 등을 쌓아 만든 작품들이 소개된다.

작품이 된 물건은 김국희 작가가 버리지 못하고 15년 이상 모아온 물건들이다. 대학교 때 강의노트부터 즐거운 추억의 시간을 함께한 옷 등이 있다. 수차례 이사를 하며 힘들게 옮긴 물건들이 이제는 김 작가에겐 괴물이 됐다. 즉 쓸모와 유용, 추억과 그리움, 가치와 의미 사이에 있는 물건들이 '혹시'라는 마음에 버리지 못한 것이다. 소비를 부추기는 자본주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의 자화상을 보여주는 이번 전시 마지막 날에는 작가와의 대화가 진행된 후 관람객 모두가 참여해 물건을 버리는 의식을 거행할 예정이다.

상시 관람은 목~일요일 오후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예약관람은 월~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다. 문의=064-755-2018.    우종희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