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보철 서귀포시장애인종합복지 관장

봄의 시작을 알리고 만물이 소생하는 4월, 꽃들이 고개를 들듯 각종 행사들이 곳곳에서 분주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중 4월 20일은 서른아홉 번째를 맞이하는 장애인의 날이다.

1981년 UN은 장애인의 완전참여와 평등을 목표로 세계장애인의 해를 지정했다.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에서도 '심신장애자복지법'을 제정하면서 오는 20일 재활의 날을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일 년 중 만물(萬物)이 소생(蘇生)하는 계절인 4월에 장애인의 재활의지를 부각시킬 수 있다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우리나라의 장애 인구수는 약 250~27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약 5%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00년 약 130만명이던 우리나라 장애 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더불어 제주특별자치도인 경우도 현재 약 3만5000명에 이르고 있다.

한편 장애의 의료적 모델 중심 개념에서 사회 환경적 요인을 고려하는 사회적 모델의 개념으
로 전환되면서 장애에 대한 사회적 환경 및 인식이 변화되고 있다.

아울러 장애인 자립생활 패러다임으로의 전환 등에 따른 장애인복지 환경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높아지는 사회적 관심과 다양화되는 장애인 복지수요 속에서 장애인의 날은 어떤 의미일까.
장애인의 날을 맞이해 곳곳에서 다채로운 행사들이 열리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이 시혜적 관점의 선심성 행사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어쩌면 그 의미가 빛바랜 '우리들만의 리그'가 돼버리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4월, 약속이나 한 듯이 장애인의 날 주간을 맞이해 학교나 기관 등에서는 못 이기듯 장애인식개선 교육 요청이 끊이지 않는다.

실은 일 년 365일이 장애인의 날이다. 하루 만의 관심과 이해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하루의 관심과 이해가 차별로 느껴지기도 한다. 과연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장애인의 날인가. 이런 관점에서 장애를 극복의 대상, 보호의 대상으로 보는 시각부터 바꿔야 한다.

이러한 시각이 차별을 만들어 내고 모순적인 사회구조를 만들게 된다.
이러한 시각을 바꾸는 것은 궁극적으로 장애인의 인권을 보장하고 확장해 나아가 장애-비장애 대치구조가 아닌 우리 모두가 평등하고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가치를 둬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인권감수성'이란 부분을 강조하고 싶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 수많은 인권침해 그리고 복지문제 등이 발생하고 있다.

불합리한 제도나 관행 등을 인권문제 차원에서 보고, 타인의 공감으로 이어져 해결을 할 수 있도록 도모하는 것. 이러한 관점의 확장에서 출발해야 변화가 가능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장애인의 날 행사 또한 바꿔져야 할 것이다.
국민들의 인권 감수성을 높이고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지역공동체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참여할 수 있는 행사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한다.

단 하루의 관심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를 계기로 공존하는 사회 더불어 우리사회의 감수성을 향상해 궁극적으로 더불어 사는 사회가 될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