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농업재해보험 도입 후 최대…금액만 전년 대비 3배 늘어
수혜 비중 낮아 농작물 가입률 15% 수준, 산정방식 불만 여전

지난해 제주 지역 농업인들에게 지급된 농업재해보험금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2일 농협손해보험 제주지역총국에 따르면 지난해 폭설과 폭염, 태풍 등 자연재해가 잇따르며 전체 지급액이 350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2001년 농업재해보험 도입 후 가장 큰 규모다.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한 1158개 농가가 296억 6700만원을, 가축과 농기계 재해보험을 통해 53억 5900만원이 지급됐다. 지난해 농작물재해보험 지급 규모가 1052농가·80억4400만원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금액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품목별로는 원예시설(시설하우스) 농가에 지급된 보험금이 201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감귤농가에 53억원이 지급됐고, △콩 24억원 △메밀6억원 △가을감자 5억원 △양배추 4억원 △브로콜리 3억원 등으로 파악됐다.

여름 폭염 등으로 닭·오리·돼지가 폐사하면서 51억원, 농기계 사고 등으로 3억원이 지급됐다.

자연재해 발생 빈도가 늘어나며 농가 손실을 보전하는 일종의 안전 장치 역할을 하고 있지만 수혜를 받는 경우의 수는 여전히 낮은 상황이다.

지난해 제주 지역 농작물재해보험 가입 규모는 1만67개 농가·7157㏊다. 전년 7268농가·2916.9㏊와 비교해 농가 대비 38.5% 늘어났지만 전체 농가 중 가입비율은 15.9%(농업정책보험금융원)에 그치고 있다. 가장 높은 전남 43.7%에 비교해 27.8%포인트나 낮다. 적용 품목이 늘고 있기는 하지만 현실성 부분에 있어 농가 공감대를 끌어내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국농촌경제원 자료를 보면 비가입 이유로 '대상 품목이 아니다'(21%) '가입할만한 혜택이 없다'(20.2%)고 답했다. 가입 농가들 중에서도 28.1%가 현실적이지 않은 산정 방식에 불만을 표출했다.

감귤만 놓고 보더라도 지난해 폭염 피해는 특약 가입을 한 경우만 보상했다. 이마저도 태양광 노출로 과피나 과육이 괴사해 검게 그을리거나 변색되는 일소 피해만 대상으로 하면서 불만을 샀다. 봄 저온 피해도 올해부터 주계약에 포함됐다.

지난해 도입한 양배추 수입보장보험도 52농가·82㏊가 가입했지만 보상을 받은 사례는 7농가·2800만원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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