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하 전남의대 산부인과학교실 교수

갈수록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지고 봄철에는 중국에서 날아드는 황사까지 늘어나 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지름 10 ㎛ 이하 먼지는 미세먼지, 지름 2.5 ㎛ 이하는 초미세먼지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들은 일반인 건강에도 위협적이지만 면역력이 낮아진 임산부와 태아에게는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

초미세먼지는 크기가 매우 작아 피부 모공 및 기관지 등에서 걸러지지 않고 혈관과 태반까지 침투해 염증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이는 곧 조산 및 태아의 저체중, 기형아 유발의 요인이 된다. 그뿐만 아니라 태아의 면역력을 저하시켜 출산 후 알레르기 질환 발병률도 높아진다.

실제로 임산부가 대기오염 물질인 이산화질소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출산 후 영유아의 아토피 피부염 발병률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임신 14주부터 27주까지는 미세먼지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시기이니 특히 주의가 필요하겠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제출한 '산모ㆍ영유아의 환경유해인자 노출 및 건강영향 연구' 보고서를 보면 산모가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출생 때 체중과 임신 기간이 감소하는 경향도 통계적으로 확인됐다.

임산부라면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외출을 삼가는 것이 최선이며 굳이 창을 열어 환기하기보다는 공기청정기를 사용해 먼지가 쌓이기 쉬운 집 안 곳곳을 수시로 청소해야 한다. 또한 외출 시 KF(Korea Filter) 80 이상의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임산부라면 기상청 홈페이지나 일기예보 등을 통해 미세먼지 농도를 꼼꼼하게 체크해야 한다. 아울러 정기적인 산부인과 검진을 통해 미세먼지에 따른 건강 상 피해가 없는지 꾸준히 확인해야 한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