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엽 서귀포시 부시장

정부의 법정 문화도시 지정에 대한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의 관심이 뜨겁다.
중장기적으로 미래 문화도시 비전을 실현할 토대 마련과 지역 발전의 촉매제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올해 제2차 공모에는 30개가 넘는 도시가 준비 중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다행히 서귀포시는 지난해 제1차 공모에 나서 다른 9개 도시와 더불어 문화도시 예비지정을 받았다.

현재 예비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그 성과를 평가받아 올해 말 최종 지정 여부가 결정된다.
문화도시로 지정되면 내년부터 5년간 총 200억원이 투입돼 본격적인 사업 추진을 통해 문화도시로서 위상을 갖추게 된다.

문화도시는 지역별로 특색 있는 문화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문화 창조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법으로 지정한 도시다.

한마디로 지역의 문화적 특성에 걸맞은 문화도시를 육성해 지역 발전을 촉진시키겠다는 것이다.

서귀포시는 고유의 자연과 문화원형을 보존하고 활용하는 문화도시 조성을 위해 '105개 마을이 가꾸는 노지(露地) 문화 서귀포'를 비전으로 내걸고 있다.

105개 마을의 문화적 다양성과 주민들이 참여하고 협력하는 시민의 주도성, 문화자원의 보존과 활용에 의한 지속성을 중심으로 서귀포 고유의 다양한 문화유산 재생과 문화 정체성 회복, 자연과 함께 살아온 삶의 문화를 미래로 나아가게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이러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자연과 문화원형을 담은 브랜드 개발, 서귀포시민의 문화감성 함양, 마을 문화네트워크 구축 등 3대 목표를 세워놓았다.

서귀포의 독특하고 다양한 문화자원을 '문화 씨앗'으로 삼아 시민들이 직접 생산자이자 향유자로서 '문화 농부'가 돼 '문화 텃밭'을 가꾸고 향유해 나감으로써 문화도시의 열매를 싹 틔우겠다는 구상이다.

그런데 문화도시 준비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들이 참여하고 주도하는 거버넌스(협업 체계)를 구축하는 일이다.

문화도시로 일컬어지는 세계 유수 도시들의 변화 이면에는 사회 전반에 걸쳐 문화의 가치와 경쟁력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반드시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문화도시를 준비하는 서귀포시 역시, 새로운 삶의 질 향상과 지역의 경쟁력을 위해 문화가 지
닌 의미와 가치를 인식하는 시민 모두의 공감대 형성은 꼭 필요하다.

서귀포시가 시민들을 대상으로 라운드 테이블을 여는 것도 그래서다. 문화도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4월 24일 원탁회의를 마련한다.

이 자리에서 시민들과 함께 문화도시로서 서귀포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고, 사업에 반영할 아이디어와 의견도 받을 예정이다.

문화도시는 서귀포시의 풍부한 문화자원을 활용해 주민들의 삶을 변화시키고 개선시켜야 한다.

또한 미래지향적으로 아름답게 발현시켜야 하는 과제도 동시에 안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역사회 전체가 함께 머리를 맞대지 않으면 이루기 힘든 과제다.

원래 땅에는 길이 없었지만 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길이 되는 것처럼 문화도시 역시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

문화도시의 토대를 다지기 위한 서로의 도전과 노력들이 합해져서 지역의 문화가 더욱 빛이 나고 누구나 문화의 주인이 되는 그런 날을 꿈꾸며, 문화도시 서귀포시가 제대로 조성돼 지역 발전의 희망을 길어올리는 새로운 원천이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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