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두성 논설위원 실장

내년 4월 15일 치러지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채 1년도 남지 않으면서 후보자들의 면면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동시에 과거 당선인을 비롯한 각종 정보나 통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에 실린 '역대선거정보'에 따르면 1948년 5월 10일 처음 실시된 초대(제헌) 국회의원 선거에서 제주에서는 북제주군갑에 홍순영, 북제주군을에 양병직, 남제주군에 오용국씨가 당선됐다.

워낙 후보가 난립하고 혼란한 상태에서 진행된 탓인지 득표율이 각각 27.70%, 24.20%에 불과하고 오 의원의 경우 아예 불상(不詳)으로 기록됐다.

지금까지 도내 최다선 의원은 각각 6선 고지에 오른 현오봉·양정규 의원이다. 현 의원은 제주경찰청 통신과장 출신으로 4대에 처음 금배지를 단 뒤 6~10대(9대 유정회) 의원으로 자유당 원내부총무 등을 지냈다.

국무총리 정보비서관으로 있다가 7대에 국회에 들어간 양정규 의원은 9·12·14·15·16대 의원에다 한나라당 부총재, 대한민국 헌정회 회장 등을 거쳤다.

다음은 5선을 지낸 현경대 의원(11·12·14·15·16대). 서울지검 특수부 검사 출신으로 14대 의원 당시에는 여당인 민자당 원내총무, 야인 시절인 박근혜정부에서는 평통 수석부의장을 맡기도 했다. 3선은 변정일(10·14·15대), 김우남(17~19대), 김재윤(17~19대) 의원 등 3명이다.

현역 중에는 강창일 의원(17~20대)이 4선으로 최다선이다. 배재대학교 교수와 제주4·3연구소 소장 등을 거쳐 19대 국회에서 지식경제위원회 위원장,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았다.

노태우 정부 시절인 1992년 3월 24일 실시된 제14대 총선에서 현경대·양정규·변정일 의원이 모두 무소속으로 당선, 전국적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는 제주지역은 17~20대까지 연 4대째 3개 지역구를 석권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아성이 깨지느냐 여부가 21대 총선의 최대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강창일 의원(제주시갑)과 함께 오영훈(제주시을)·위성곤(서귀포시) 의원 등 현역의 재선 여부도 당연히 주목을 끌고 있다.

제주시갑에서는 도내 정당사상 최초로 지역구 연속 4선을 기록 중인 강 의원이 연말쯤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에서는 김태석 도의회 의장, 박원철 도의원, 박희수 전 도의회 의장, 강기탁 변호사 등이 거명되고 있다.

야권에서는 자유한국당 구자헌 제주도당 위원장, 바른미래당 장성철 도당 위원장, 정의당 고병수 탑동365의원 원장이 거론되고 있으며 김영진 도관광협회장은 22일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고경실 전 제주시장도 고심 중이다. 

제주시을에서는 김우남 전 의원, 김희현 도의회 부의장, 김경학 도의회 운영위원장(이상 민주당)과 오영희 도의회 의원, 부상일 변호사(이상 한국당) 외에 안동우 제주도 정무부지사도 후보군으로 분류되고 있다.

아직까지 당내에서 경쟁자가 나서지 않아 위성곤 의원의 본선 진출이 확실시되고 있는 서귀포시에서는 김삼일 자유한국당 서귀포시당협위원장, 강경필 변호사, 무소속 이경용 도의회 의원 등이 출마를 고려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박근혜정부의 실정 속에서 나란히 국회에 입성한 도내 현역 의원들은 취임 초기 80%대까지 치솟았던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가 40% 후반대로 주저앉으면서 내심 긴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문재인정부의 중간평가로 간주될 수밖에 없는 이번 21대 총선 결과는 경제난과 제2공항 건설 등에 따른 도민 갈등을 현 정부와 현역 의원들의 책임으로 몰고가는 야권과 이를 방어하는 여당의 공방전에서 도민들이 누구의 손을 들어주느냐에 달렸다.

전국 선거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제주의 선거 열기가 바야흐로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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