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연지 제주시 관광진흥팀장

어릴 적 탑동 근처에 살았다. 바다를 매립하기 전이라 여름에 방파제 아래서 수영도 하고 동네사람들은 바다에서 멸치를 삶고 말려서 팔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그 때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원도심에 살았고, 제주북초등학교는 한 학년에 8개반까지 구성될 정도로 아이들이 북적거렸다.

그러나 지금은 인구가 감소하고 지역상권도 쇠퇴하며 활력이 줄고 있다. 예전의 북적거리던 그 모습을 되찾을 수는 없는 것일까.

지난 22일부터 7월 31일까지 시범 운영하고 있는 원도심 스탬프 투어, 일명 '원도심 심쿵(원도심 도장쿵)투어'가 생기게 된 배경이다.

원도심에는 성안유배길, 올레 17·18코스, 원도심 달빛올레, 종교별 순례길, 동성 돌하르방길 등  제주의 살아있는 역사와 제주인의 삶을 만날 수 있는 수많은 원도심 답사코스가 있다.

'원도심 심쿵투어'는 이같은 답사코스에 전자 스탬프 어플을 도입해 흥미를 유발하고, 최근 '효리로드'로도 유명한 옷가게·맛집·서점·커피점 등의 장소를 투어코스에 반영한다면 더 많은 관광객의 호기심을 자아내고 자연스럽게 원도심으로 발길을 돌리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담고 만들어낸 관광상품이다.

심쿵투어는 행정과 민간이 협업으로 마련한 사업이기도 하다.
투어코스에 참여한 기관과 업체 중 일부는 투어에 참여만 해도 기념배지나 음료·베이커리 모바일 할인 쿠폰 등을 제공하겠다고 하며, 투어 완주자(스탬프 5개 획득)에게는 식사 쿠폰, 아메리카노 쿠폰, 조각케익 쿠폰 등 모바일 쿠폰을 경품으로 제공하겠다고 했다. 쿠폰 제공을 통해 기관 및 업체 홍보는 물론 원도심으로 재방문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원도심 심쿵투어는 2개 코스로 대상은 도민이나 관광객(개별관광객에 한함) 모두 가능하다. '제이스탬프' 앱을 설치하고 투어장소에 방문해 스탬프를 받아 방문인증하며 투어완주 후 참여자 정보를 입력하면 경품이 제공된다.

제주의 원도심 골목길과 산지천을 천천히 걷다보면 스탬프 찍는 재미와 함께 또다른 매력의 제주를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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