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관 문화예술학 박사·공연기획자·논설위원

우리나라 최대 음악축제의 하나인 '2019 교향악축제'의 마지막을 장식한 중국국가대극원 오케스트라의 공연이 4월 21일 서울예술의전당에서 있었다.

20일간의 축제 중 마지막 공연인 만큼 3층까지 매진 사례는 물론, 세계 정상의 첼리스트 지안왕의 소리를 듣기위해 시민들로 북적거렸고 단원 중에는 제주출신의 첼리스트도 있었다.

중국의 유명 오케스트라에 우리 제주출신 연주자가 활동하고 있다는 것은 개인적으로나 지역적으로 자부심을 가져도 충분하고 잘 키운 인재가 지역을 홍보하는 메신저 역할을 하고 있는 현실에 마음이 한결 가벼웠다.

반면 우리 제주에서는 이색적인 풍경이겠지만 그날 예술의전당 로비 카페에서는 커피와 음료 및 샌드위치 등 간단한 음식물을 판매하고 시민들은 자연스럽게 그러한 문화를 즐기고 있었다.

누구 하나 음식 냄새가 나서 곤란하다는 구식의 생각과 근거 부족한 논리를 가지고 있는 관객은 찾아볼 수도 없고 오직 시민과 관객을 위한 서비스에 충실함을 보여주는 우리나라 대표 공연장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공연 자체도 중요하지만 공연을 찾는 시민과 관객을 대상으로 최대의 편의제공과 함께 최고의 서비스를 해야하는 것이 공연장의 미션이고 최우선 과제이다.

문화 전반의 핵심과제인 관객 모객의 시발점이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하고 이는 현재 제주의 문화공간과 예술단 및 문화현장의 최대 딜레마이다.

우리나라의 예술경영학은 1980년대 말 단국대, 한국예술종합학교 등 서울 중심의 주요대학과 예술의전당, 세종문화회관 등 주요 문화공간을 중심으로 도입돼 문화현장에 경영학을 접목하면서 급속하게 발전됐다.

이는 예술 분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경영 및 행정대학원 등에 개설돼 융복합 과정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문화정책 중심의 영국시티대학교, 공연예술 중심의 뉴욕대 예술대학원, 행정대학원에 운영 중인 카네기멜론대학교, 경영대학원에 개설된 뉴욕주립대학교, 오스트리아 빈국립 음대의 문화경영학과 등이 그런 사례이다. 졸업 후에는 문화재단이나 문화예술기관 또는 행정의 문화정책 전문가, 공연장 전시장 등의 문화공간의 관장 및 담당자, 교향악단과 합창단, 무용단 등 다양한 예술단의 기획자 및 사무국 단원, 문화관광축제 기획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맞춰 최근 제주대학교 대학원 석사과정에 예술경영학이 개설된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아마도 그 분야의 석사 졸업생이 배출되고 박사과정이 개설될 때 즈음이면 우리 제주의 문화공간, 예술단, 문화축제, 문화관련 기관 등 문화분야 전반의 정책과 흐름이 예술경영 쪽으로 변화될 것이 분명하기에 행정에서는 지금부터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한다.

최근 후반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입각한 박양우 교수는 취임사에서 문화, 체육, 관광, 종교의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현장주의를 강조하였다. 그는 예술경영학과 교수로 문화부차관을 지냈고 한국예술경영학회장을 역임한 국내외 문화예술계 현장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학구파 교수로 평가받고 있기에 그러하다.

그러나 역대 우리나라 문화부장관을 보면, 탤런트나 영화배우 출신의 현장만을 강조한 일부 전직 장관들의 경력은 문화계에서 그리 환영받지는 못했다. 현장도 중요하지만 테이블도 중요하고 대학생 젊음이의 풋풋한 아이템도 중요하기에 그러하다.

누구보다 우리나라의 문화현장과 행정, 교육계를 두루두루 잘 이해하는 멀티플레이어 장관 취임에 기대가 큰 것이 이 분야의 중론이다. 현장 상황을 존중하고 중앙과 지역의 관계가 상하가 아닌 수평관계로 그 간격을 좁히는 예술경영과 시민중심의 문화정책을 고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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