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색 물빛이 아름다운 ‘섬 속의 섬’ 비양도. 1000년의 맥을 잇는 비양도 섬사람들이 삶의 모습을 한 권의 사진집에 담았다.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는 비양도 주민들. 잠수들은 바다에서 뛰어들어 전복·소라·미역을 따고, 어부들은 옥빛 바다에서 생선을 낚아 삶을 꾸린다.

 70여명의 주민밖에 살지 않지만 비양도에는 학교가 있고, 보건소가 있고, 경찰서 출장소도 있다. 교회도 있다.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그쳐본 적이 없는 비양분교장에는 현재 6명의 학생과 2명의 교사가 지키고 있다. 그래서 이 학교는 아이와 교사들의 교육 터전이자 마을 사람들의 공동체를 확인해주는 장소이기도 하다.

 상명대 포토저널리즘연구소(소장 양종훈)가 최근 펴낸 사진집 「천년의 섬 비양도」에는 비양도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 진솔하게 담겨있다. 에메랄드 물빛이 고운 비양도 항공사진과 갈매기 떼가 그득한 섬 사진은 비양도의 아름다움을 웅변해 주고 있다. 그물을 손질하고, 바다에서 그물을 끌어올리는 손놀림, 물질하는 잠녀들 모습에선 비양도 사람들의 강한 생활력이 느껴진다.

 학교 운동장에서 선생님의 구령에 맞춰 체조를 하는 아이들과 교실에서 공부하는 모습, 보건소의 진료 모습, 전투경찰들의 업무, 교회에서의 예배모습과 비양도 주민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굿 장면은 비양도에서 볼 수 있는 또 다른 삶의 풍경이다.

 이 사진집 속에 담긴 사진들은 지난 3년 동안 서울 소재 상명대 예술·디자인 대학원 사진학과 학생들과 포토저널리즘연구소 회원들이 비양도를 들락거리며 수확한 작품. 지난 5월에는 주민들과 자매결연하고, 이 달 초에는 비양도 주민 40명을 초청해 청와대·남대문·경기도 서울종합촬영소 등 관광을 실시했다. 이들 주민들은 서울 나들이 도중에 상명대 동숭갤러리에서 열린 ‘천년의 섬 비양도 사진전’(6월 1∼7일) 개막식에도 참가했다.

 양종훈 소장은 “처음 사진촬영 갔을 때는 주민들의 냉담한 반응으로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주민들 집에 민박하고 생각을 나누면서 주민들과 형 아우 하는 사이가 돼 비양도의 모든 면을 촬영할 수 있었다”면서 “서울 전 개막식에 참가해 자신들의 모습을 보면서 기뻐하고 청와대 등을 관광하며 감격의 눈시울을 적시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한 마음이 앞섰다”고 말했다.

 한편 이 사진들은 오늘(17일)부터 22일까지 포토갤러리 자연사랑, 7월 21일부터 28일까지 비양도 마을회관에서 전시된다. 제주전 개막 17일 오후 6시 자연사랑. 문의=743-3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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