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규 제주대학교 교수·논설위원

차량을 통해 배출되는 탄소는 지구 온난화의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서 세계적으로 차량에서의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목표는 교토의정서가 만료되는 2020년 이후 새로운 기후체제를 수립하기 위한 파리협정에 따라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서 1.5~2도로 제한하는 데 있다. 이런 이유로 세계적으로 전기차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전기차는 고전압 배터리에서 전기 에너지를 전기모터로 공급해 구동력을 발생시키는 차량으로 화석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무공해 차량이다, 즉 기존의 내연기관차와 달리 엔진이 없어서 배터리와 모터로 차량을 구동시키기 때문에 배출가스와 온실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이런 환경적인 장점에 더해 전기차는 현재 세계적인 추세인 자율주행차 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의 벤처투자사인 안데르센 호로위즈 (Andreessen Horowitz)는 현재 자동차 산업과 관련해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기술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를 발표했다. 전기차로의 전환은 배터리 가격이 크게 인하되면서 현재 진행 중이며 자율주행차로의 전환은 인공지능의 발전 정도에 따라서 10년 정도가 걸릴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자율주행차가 완전히 보급이 되면 매년 차량을 운전하는 사람의 실수로 발생하는 수백만 건의 사고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사망자와 부상자 수의 감소는 엄청난 경제적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경우 차량 사고와 관련해 자산 손실, 의료, 응급 서비스, 법률 비용, 실업, 교통 혼잡 등으로 2400억 달러(약 268조)의 비용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런 비용이 획기적으로 감소하게 되고 줄어든 사회적 비용을 국민 복지나 다른 용도로 사용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또한 자율주행차는 세계의 모든 대도시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인 주차공간 확보를 근본적으로 해결해 줄 수 있다. 차량을 근처에 주차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도시 건물의 주차 공간을 근본적으로 없앨 수 있을 것이며, 이는 도시 건물 건축 비용 절감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대중교통수단 역시 운전사를 없애서 운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용료가 저렴해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한마디로 우리 생활 공간 자체에 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 유럽 및 일본의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들은 자율주행차의 상용화를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 자동차 메이커 역시 자율주행차에 대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충청북도는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자율주행자동차 지역 테스트베드 구축' 공모사업에 선정돼 올해부터 2021년까지 295억원 규모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우리 제주는 전기차 보급률은 전국 최고 수준이고 충전소 등의 인프라 역시 타 지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잘 보급되어 있다. 또한 60만명이 주거할 수 있는 각종 사회 기반 시설 역시 잘 갖추고 있으면서 섬이기 때문에 외부의 영향 없이 새로운 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신산업 추진이나 테스트의 적지라는 지리적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제주도는 제주특별자치도라는 독자적인 지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자율주행차산업에 따른 제도 변화가 다른 지역에 비해 용이하다. 이런 모든 점을 고려하면 우리 제주도는 새로운 신산업인 자율주행차를 육성하고 보급하는 최적지인 것이다. 또한 세계 각국의 다양한 자율주행차에 대한 시험이나 평가를 할 수 있는 세계적인 자율주행차 테스트베드로의 위상을 가질 수 있다. 제주도가 자율주행차의 선도지역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노력이 지금 필요한 것이 바로 이런 이유라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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