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대표

지난 1분기 우리 경제의 성장률은 전 분기보다 0.3% 떨어졌다. 10년 만에 최저치인 기록적인 수치임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경제 체력이 튼튼하고 지표가 안정돼 있어 문제가 없고 2분기부터는 개선될 것이라는 긍정적 예측을 했다. 정말 경제체력이 튼튼하고 지표가 안정돼 있다면 다행이다. 그러나 마주하는 현실은 그렇지 않다. 당장 주변의 상점들이 문을 닫는다. 대규모 공단에서도 문을 닫는 공장들이 늘었다. 이름이 알려진 유명 기업들은 국내 공장을 해외로 옮긴다고 한다.

작년 우리나라 전체 산업의 생산실적을 보면 증가치가 높지 못하다. 특히 설비투자의 경우 9년 만에 최대로 줄어들었다. 반도체와 화학제품의 생산 외에 제조업 분야의 생산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특수산업용 기계류의 투자도 줄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연간 산업 활동 동향을 보면 전 산업의 생산지수가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세계경제가 둔화돼 대외여건의 악화로 우리의 성장률이 낮아졌다는 이유는 맞지 않다. 미국의 지난 1분기 국내 총생산(GDP)은 3.2%, 중국도 1분기 실적이 6.4%로 그들의 예상 전망을 뛰어넘는 호조를 보였다. 

우리나라만 역성장을 이룬 것을 보고 블룸버그는 세계 경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표현을 했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나라의 마이너스 성장을 세계 경기의 바로미터로 본 것이다. 일부의 나라들이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그것의 불안정함을 내포하는 말이다. 이대로 2분기를 맞이한다고 달라질 요인이 없다. 이대로라면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은 장담할 수 없다. 특히 기업과 투자자들이 투자를 하지 못하는 현재의 상황이 그렇다. 일부 품목이 선전하고 있다지만 전반적인 품목들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고 투자가 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긍정적 수치를 기대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생산재에 투자가 있고 수익을 만들어 내야 다시 투자가 이뤄진다. 그러나 투자를 해도 수익이 나기는커녕 재고가 쌓이는 상황이라면 새로운 투자는 진행하기 어렵다. 세계 경기가 당분간은 빠른 흐름을 보이지 못할 것을 전망할 때 저성장 기조가 당분간은 지속될 것이며 제조 생산물품들의 소모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을 예측할 수 있다. 제조 강국들의 위험을 예고하는 말이다. 국지적으로 경기부양책이 약간의 활약을 보이고 있지만 전반적인 세계 경기를 돌리기에는 역부족이고 이에 따라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는 역대 최대의 위기 상황을 앞두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안일하고 발버둥 치는 기업들은 투자를 멈췄다. 수출이 부진하고 투자도 부진하고 굴릴만한 동력도 없다. 기업에 힘을 실어줄 정책과 재정이 절실한데 올라가는 물가와 비용에 기업들은 편치 않다. 벌써부터 유력금융 투자사는 우리나라의 성장전망을 1.8%대로 낮췄다. 안에서 보는 경제도 밖에서 보는 경제도 우리나라는 위기임이 틀림없다. 지금 이를 바로잡아줘야 한다. 당장 이탈하는 분야의 손을 잡아끌어 올려야 한다. 무엇보다 잠재성장률을 올릴 수 있는 투자를 진행해야 한다. 산업구조상 제조업에 몰려 있는 수출 동력의 조정도 필요하다. 

경제는 매시간 움직이고 발전을 도모하려고 하고 있지만 이를 막고 있는 것이 규제이고 정책이 돼버렸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과 규제의 해제를 말하지만 실질적으로 기업 관련 세제가 올랐고 근로조건 등의 변화가 기업을 힘들게 했다. 소득주도정책은 기업 경영을 힘들게 한다. 우리와 반대로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중국은 성장주도 소득개선정책을 펼치고 있다. 생산성을 올리는 것보다 더 빠르게 비용이 올라가니 이를 감당할 기업이 없다. 정책의 과도한 시장개입은 시장의 왜곡을 가져올 뿐이다. 정부는 시장의 현실을 바로 보아 정책의 실패를 인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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