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농업의 현실이 참담하다. 도내 농가소득이 2011년 이후 7년만에 첫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농업 경영은 물론 가계살림을 꾸리기도 어려울 정도다. 또 농업 이익으로 빚을 갚기는커녕 되레  증가하면서 농가부채도 7000만원으로 증가했다. 제주지역 농가소득이 4000만원대로 내려앉으면서 지난해 전국 최초로 조수입 5000만원 달성 후 목표를 세웠던 '가구당 농가소득 5000만원 시대 유지'도 1년만에 공염불이 됐다. 

통계청은 지난 6일 '2018년 농가 및 어가경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지역 농가의 평균 소득은 4863만원으로 2017년 5292만2000원보다 492만2000원(-8.1%) 감소했다. 전국적으로 농가소득이 5년만에 두자릿수인 10% 증가한 반면 제주는 전남(-0.5%)과 함께 소득이 감소했다. 소득 감소율로 보면 제주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도내 농업인들의 경제적 고통이 컸음을 방증하고 있다.  

도내 농가들의 소득이 감소한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부채마저 껑충 뛰었다. 지난해 농가당 부채는 7458만5000원으로 2017년 6253만4000원에 비해 1년새 935만1000원(14.3%)이 증가했다. 전국평균 3326만9000원과 비교하면 2.24배 많은 것으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도내 농가부채는 2012년 3559만1000원에서 지난해 7458만5000원까지 매년 증가하면서 농가들이 경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통계청의 자료는 지난해 전국적으로 농업이 선전했지만 제주만 유독 고전을 면치 못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감귤을 비롯해 무·양파·양배추·당근 등 7대 채소 밭작물 가격이 줄줄이 하락한 결과 소득은 감소하고, 부채는 증가하면서 제주지역 농가들이 시련을 겪었다는 것이다. 소득은 줄고 부채가 증가하는 상황이 지속되면 제주농업은 설 자리가 없다. 농정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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