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진달래밭 구상나무림의 2009년 모습(위)과 2016년 모습. 국립산림과학원 제공.

국립산림과학원, 멸종위기 고산 침엽수종 실태조사
기후변화 겨울 온도 상승 등 원인...고사목 48% 발견

제주 한라산에 분포하고 있는 상록침엽수 구상나무의 집단고사나 생육저하 등 쇠퇴 현상이 전국에서 가장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8일 전국 고산지역 멸종위기 침엽수종 실태조사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 고산지역에 분포하는 구상나무·분비나무·가문비나무·눈측백·눈향나무·눈잣나무·주목 등 7대 고산 침엽수종에 대한 전국 정밀 분포도를 제작했다. 

또 739개 표본 조사지점에서 고산 침엽수종의 밀도와 건강상태 등 생육환경 전반에 대한 현지조사를 수행했다.

조사 결과, 전국 31개 산지 1만2094㏊(우리나라 산림면적 0.19%)에 멸종위기 고산 침엽수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적으로는 지리산이 5198㏊(43%)로 가장 넓은 면적에 분포하고 있고, 한라산 1956㏊(16.2%), 설악산 1632㏊(13.5%), 오대산 969㏊(8.0%) 등 순이다.

현지조사를 통한 고산 침엽수종의 고사목 발생현황과 생육목의 건강도를 측정하고 쇠퇴도를 산출한 결과, 전국 구상나무림 33%, 분비나무림 28%, 가문비나무림 25% 가량이 쇠퇴했다.

특히 수종별로 쇠퇴도가 높은 지역은 구상나무의 경우 한라산 39%, 분비나무는 소백산 38%, 가문비나무는 지리산 25%로 나타났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전체 고사목 중 구상나무는 63%, 분비나무와 가문비나무는 각각 64%와 94%가 선 채로 고사해 생리적 스트레스나 경쟁으로 인한 피해로 추정했다.

한라산은 기후변화에 따른 겨울 온도 상승률이 가장 높은 동시에 고산지역의 극한 기상특성도 크게 작용해 쓰러져 죽은 고사목이 48%로 많이 발견됐다.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는 "고산 침엽수종의 어린나무 개체 수가 적고 나무들의 연령구조가 불안정해 지속적인 개체군 유지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멸종위기 고산지역 침엽수종의 보전과 복원을 위해 쇠퇴도, 유전적 다양성 등을 고려해 우선 복원 후보 대상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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