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지하수자원은 도민의 생명수다. 한번 오염되면 치유에 상당한 비용과 노력을 지불해야 한다. 도내 서부지역에서 축산폐수 투기와 액비살포, 농작물 화학비료 사용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하수 오염이 대표적 사례라 할 것이다. 한림·한경·대정지역의 지하수자원은 농업·축산업에 의한 질산성질소 오염이 심각해 주민들을 위협하고 있다. 

제주도의 의뢰를 받은 제주연구원과 연세대학교는 지난 9일 질산성질소 오염이 심각한 '제주 서부지역 지하수 수질개선 및 오염방지' 방안을 최종 발표했다. 연구 결과 한림·한경·대정지역의 지하수에서 검출된 질산성질소 오염은 오랫동안 사용한 화학비료와 축산폐수 투기, 액비살포가 원인으로 지적됐다. 땅위에 살포한 화학비료와 무단 투기한 축산폐수가 땅속의 지하수 함양지역까지 흘러들면서 질산성 질소 오염이 심각하다고 보고했다.   

서부지역 주민들이 직면한 지하수자원의 질산성질소 오염은 인과응보라 할 수 있다. 축산시설 밀집 및 밭작물 재배가 많은 서부지역에서 축산폐수를 몰래 버리고, 농산물 생산량 증가만 바라보며 화학비료를 과다하게 사용한 결과 질산성 질소 오염이라는 불행을 맞이한 것이다. 여기에는 농가의 친환경 농·축산 경영을 제대로 이끌지 못한 행정당국과 농·축협의 책임이 적지 않다.

서부지역 지하수에서 검출된 질산성질소는 심혈관·호흡기질환과 관련된 청색증 유발 등 인체에 위해를 가할 수 있어 오염원 관리대책이 시급하다. 일본·미국·유럽 등 선진지역 사례로 소개된 비료 사용량 감소 및 축산 폐수처리 저감, 액비 살포기준 강화 등을 시급히 추진해야 한다. 우리가 또다시 그릇된 결정을 내리면 아이들을 비롯한 모두의 미래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한다. 깨끗한 지하수자원을 후손 등 다음세대까지 물려주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보전 및 관리가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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