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중 서귀포고등학교 교장

우리나라 스승의 날은 1958년 충남 논산 강경고등학교 청소년적십자 단원들이 퇴직한 선생님들을 위문한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학생들의 선행이 점차 알려지면서 1963년 5월 26일에 은사의 날이 처음 제정됐다. 그 후 1965년 5월 15일부터 민족의 스승인 세종대왕 탄생일을 스승의 날로 정했고 1973년에 폐지됐다가 1982년 다시 부활해 이제 제38회 스승의 날을 맞이하게 된다. 

중국은 스승의 날을 교사절이라 부르고 1985년에 제정돼 매년 9월 10일이다. 학교들은 9월에 시작되는 새 학년 초에 학생들에게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을 심어주곤 한다. 미국은 5월 첫 번째 화요일을 스승의 날로 정해놓고 그 한주를 스승의 주간으로 정해서 다양한 감사 행사를 마련한다고 한다.

태국은 매년 1월 16일을 스승의 날로 정해서 전국의 학교가 휴교를 하고 경축행사를 벌인다고 한다. 베트남 역시 매년 11월 20일을 스승의 날이자 법정 공휴일이며 유교 전통이 남아있어서 선생님을 존경하는 분위기가 매우 높다고 한다. 

우리나라 스승의 날을 맞이하는 현실은 어떤지 살펴본다.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 지도에 어려움, 추락하는 교권 등으로 선생님들이 예전에 비해 사기가 저하된 모습을 쉽게 접할 수 있다. 교육자의 길은 힘들고 험난한 게 현실이지만, 묵묵히 사랑과 헌신으로 아이들을 선도하는 보람과 행복으로의 마음 전환이 필요할 것 같다. 교육은 성숙한 사람이 미성숙한 사람에게 의미 있는 것을 가르쳐주고 미성숙한 사람은 성숙한 사람으로부터 그것을 전수 받는 과정이기에 매우 소중한 것이다. 

UN총회에서 '행복은 인간의 목적'이라고 합의할 만큼 행복은 인간의 삶에서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행복한 선생님이 행복한 아이들로 키울 수 있다고 믿는다. 삶의 진정한 방향을 알려주는 참 스승이 되겠다는 마음이 우러날 때, 선생님은 진정한 존재 가치를 되찾고 행복해질 수 있다. 아이들에게 어떤 삶이 가치 있는지 진솔하게 깨우쳐주고 공감할 때, 우리 선생님들은 가슴 뿌듯해지고 교권도 유지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헨리 반 다이크 시인은 '무명교사 예찬사'에서 "유명한 교육자는 새로운 교육학의 체계를 세우지만, 젊은이를 건져서 이끄는 자는 무명의 교사로다. 그가 켜는 수많은 촛불 그 빛은 후일에 그에게 되돌아 그를 기쁘게 하노니 이것이야말로 그가 받은 보상이다. 지식은 새 책에서 배울 수 있으되 지식을 사랑하는 마음은 오직 따뜻한 인간적 접촉으로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이다"라고 했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에 한 선생님은 30여년 재직기간 동안 빠짐없이 아침 등굣길 청소를 몸소 실천하면서 학생 맞이를 준비하는 제2의 무명교사 예찬 사례가 있다. 봉사와 헌신으로 진한 감동을 전하는 한 선생님과 같은 분들이 있다면 감동으로 존경받는 선생님도 많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 우러러볼수록 높아만 지네, 참되거라 바르거라 가르쳐주신 스승은 마음의 어버이시다. 아 고마워라 스승의 사랑 아 보답하리 스승의 은혜"라는 스승의 날 노래 가사가 스쳐간다. 대부분 사람들이 학창시절에 은사가 있을 것이다. 제38회 대한민국 스승의 날을 맞이하며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사도의 길은 외부로부터 존경을 기대하기에 앞서 감동으로 존경받는 선생님이 되려고 필자부터 노력하겠다.

오늘 이 시간에도 교육의 열정에 등불을 밝히시는 수많은 우리 선생님들께 마음의 카네이션을 전한다. 그리고 이런 열정으로 교육자의 길을 걷는 선생님 한 분 한 분이 대한민국의 희망이다. 학부모와 학생들로부터 존경을 기대하는 마음보다, 감동을 전하면서 스스로 존경받고 행복으로 충만하기를 소망해 본다. 스승의 날을 맞이해 모든 선생님들이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기분으로 소중한 기념일이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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