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석 정치부차장

'소주(燒酒)'의 '소'는 세 번 고아 내린다는 뜻이다. 소주는 양조주를 증류, 이슬처럼 받는다 고 해 노주라고도 하고 화주, 한주라고도 하며, 무색투명하다고 백주라고도 부른다. 

우리나라에 소주가 들어온 경로는 고려 말 원나라로부터다. 원나라에서는 소주를 '아라키'라 불렀고 원나라의 대본당이었던 개성과 전진기지가 있던 안동, 제주도에서 소주를 많이 빚었다.

우리 소주는 1919년 평양과 인천, 부산에 알코올식 소주공장이 건설되면서부터 변화가 시작됐다고 한다. 소주의 원료는 이때 처음 재래식 누룩에서 흑국소주로, 다시 당밀로 대체됐다. 당시 소주의 알코올 도수는 35도에 달했다.

1965년 정부가 양곡관리법을 시행하면서 증류식 순곡주 대신 주정 희석식 소주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소주가격 인하와 함께 알코올 도수를 25도로 낮췄고 이때부터 소주가 대중화됐다.

언제 어디서나 가볍게 주머니를 털어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주는 소박하고 부담 없는 친근한 느낌이 제맛이다.

시대가 달라져도 여전히 서민들의 애환과 함께하면서 국민들에게 술 그 이사의 의미를 주는 오랜 친구와도 같다.

최근 서민의 술, 소주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지난해 업체들이 눈치를 보며 출고 가격을 올리지 않았지만 주류 유통업체가 공급 가격을 올리면서 음식점과 주점, 슈퍼마켓 등에서 주류 가격이 올랐다. 

제주도 대표 소주인 한라산소주도 14일부터 한라산 오리지널과 올래 출고가격을 평균 5.16% 인상한다.

이번 소주가격 인상으로 소매점 및 음식점 등에서 판매되는 소비자가격도 요동치고 있다.
식당과 술집에서 소주가격이 병당 5000원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최근 서민들 주머니는 더 가벼워졌다. 월급은 그대로 인데 각종 물가 인상에 이어 소주 가격마저 올라가면서다. 

더욱이 퇴근 무렵 직장인들 사이에서 가장 흔히 오가던 '삼겹살에 소주 한잔 어때?'라는 말도 사라지는 건 아닌지. 이번 소주 가격 인상 소식은 가뜩이나 힘없이 축 처져 있는 서민들의 어깨들 더 무겁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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