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방우정청 적자 경영 해소 위해 구조조정 검토
계획안 조천·함덕, 협재·한림 통폐합 등 내용 담겨

제주지방우정청이 적자경영 해소를 위해 도내 읍면 지역 우체국 통폐합을 검토하면서 해당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이르면 다음주 우정본부를 직접 찾아가 탄원서를 제출하기로 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13일 우정사업본부 등에 따르면 제주지방우정청은 최근 도내 우체국 구조조정 계획안을 마련해 내부 검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계획안에는 제주시 동부지역 조천우체국을 함덕우체국으로, 서부지역 협재우체국을 한림우체국으로 통폐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통·폐합 우체국간 거리는 직선거리로 2㎞ 내외다. 5㎞ 반경 내 신창·고산 우체국의 시간제 우체국 운영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우체국 통폐합 추진은 우편사업 경영수지 악화 때문이다.

우정본부 우편사업 경영수지는 지난 2011년 적자로 전환된 이래 현재까지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편사업 적자는 2011년 439억원에서 2012년 707억원으로 늘었다. 이어 2013년부터 2016년까지 246억원, 349억원, 674억원 각각 적자가 발생했고 지난해에는 적자 폭이 1000억원을 넘어섰다.

우편물량 감소 영향이 컸다. 국내우편물 기준 제주도내 우편물량은 지난 1995년 1989만2000통으로 정점을 찍은 후 계속 감소해 2001년 940만5000통으로 크게 줄었다. 이메일 보편화 등으로 현재 현저히 감소한 것이다.

우체통 역시 1998년 485여개가 있었지만 지난 2017년 215개로 20년 사이 절반 이상 줄었다.

제주우정청 관계자는 "우체국 통폐합과 관련한 사안은 아직까지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며 "현재 경영 악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해당 읍·면 지역 주민들은 크게 동요하고 있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협재리 한 주민은 "지역에 이용할 수 있는 금융기관 같은 것이 없어 평소 우체국에 많이 들르는 편"이라며 "우체국이 통폐합되면 차를 타고 한림까지 가야하는데 이런 걸 서비스라고 할 수 있냐"고 꼬집었다.

강연식 조천리장은 "우체국 하나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편의나 자존감까지 흔드는 일"이라며 "주민 1000여명이 연서한 탄원서를 들고 직접 제주우정청을 찾아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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