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탐라미술인협회장 김수범 작가 개인전
사북의 흥망성쇠를 보며 작품으로 남겨
'갤러리 둘하나'에서 이달 31일까지

'강아지도 입에 만원을 물고 다닌다'는 동네였다. 그러나 정부의 '석탄산업합리화 정책'으로 폐광이 늘어나고, 사람들이 떠나면서 빈집들만 남게 됐다.

김수범 작가에게는 교사로 첫 부임지였다. 그의 눈에 비친 강원도는 낯설지만 정겨운 공간이었다.

김 작가는 이도1동 주민센터 내에 위치한 갤러리 둘하나에서 이달 31일까지 '사북 아라리'전을 개최하고 있다.

제주 토박이인 김 작가는 교사라는 직함을 달고 사북에서 외지 생활을 하기 시작했다. 제자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나눠줬을 만큼 강원도 사북에 대한 기억이 깊다. 산의 비탈길을 따라 만들어진 마을을 힘들게 올라 가정방문을 하는 등 몸으로 애정을 보여줬다. 그것이 김 작가가 간직하는 사북이었다.

난생 처음 제주를 벗어나 사북에 갔을 때 신기했던 건 '기차'였다. 제주에는 존재하지 않은 기차가 큰 소리를 내며 많은 석탄과 사람들을 나르는 모습을 보고 그 모습을 영상으로 남겼다. 하지만 '유령도시'로 바뀌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움과 정이 생겼다. 그 애착은 사북의 모습을 영상과 사진으로 기록하기에 이르렀다.
 

김수범 작가 개인전 '사북 아라리'가 5월 13일 열린 가운데 김수범 작가가 전시 작품앞 에서 포즈를 취했다. 우종희 기자

사람들이 떠난 유령도시는 눈썰매장이 들어섰고, 얼마 지나지 않아 카지노가 들어섰다. 그런 안타까움을 그림 속 트럼프 카드와 화투로 표현했다. 또 떠난 집에서 버려진 일기장 등을 작품에 녹여내 기억 속에 사북을 남겼다. 사북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얼굴에 미소가 띌 정도로 아름다운 추억이지만 김 작가의 그림 작품은 전체적으로 어두웠다.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한 듯하다.

탐미협 회장을 역임하기도 한 김 작가는 "시대가 흘러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봤으면 좋겠다"며 잊혀지는 역사에 대해 회상했다.

무료 관람이며 토~일요일과 공휴일은 휴관이다. 문의=이도1동주민센터(064-728-4472).   우종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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