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효 아라중학교 교장

요즘 언론 보도를 통해 학교폭력의 심각성에 대하여 접할 때가 많다. 중학교에 근무하는 교장으로서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이 없다. '교사들이 조금 더 노력하여 학교폭력을 예방할 수 없을까?' 하고 늘 고민한다. 학생들과 함께 서로 웃고, 울고, 감동을 주던 35년여의 다양한 교육 활동을 떠올리면서, 나름대로 실천한 학교폭력예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학교에서는 교과 활동이나 다양한 인성프로그램, 위클래스, 교육청의 위 센터 등 학교폭력 예방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사건 발생 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개최하여 가·피해자 간의 분쟁 조정, 피해자 정서안정 프로그램운영, 가해자 선도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학교폭력 예방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필자는 지금의 학교폭력 예방 방안들이 놓치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학교폭력 예방프로그램이 실시되고 있으나, 이들이 실제 현실성 있고 타당성 있는 예방 활동이라고 선생님들에게 권고하기란 관리자로서 상당히 부담스러움을 느낄 때도 있다. 그러나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선생님들의 예방 활동에 들이는 노력보다 더 많은 고충과 업무에 시달리게 된다. 학부모 민원은 물론 무려 20여 건의 공문처리 등 심적·경제적으로 많은 부담을 받게 되기에 '예방'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답은 학생들 속으로 선생님이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떻게', '왜'라는 물음 속에 답을 찾을 수 있다. 

학교폭력은 '언제', '어디서' 일어나는가? 주로 일어나는 시간이 점심시간, 쉬는 시간, 등하굣길, 청소년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 가정 등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시간에 선생님들과 경찰 등의 기관은 효과적인 예방 활동을 하고 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학교에서 일어나고 있는 폭력의 90% 이상은 점심시간, 쉬는 시간에 발생한다. 이 시간에 과연 선생님들은 예방 활동에 주력하고 있는가? 물론 쉬는 시간인데 그 시간까지 아이들을 돌봐야 하느냐고 말할 수도 있지만 말이다. 

우리 학교에서 벌이고 있는 예방 활동을 소개하고자 한다. 

매년 2월이 되면 새로운 학급편성을 하게 되는데, 이때 전년도 학년 부장 선생님은 1년 동안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반 배정에 고려해야 할 학생을 반드시 차기 학년 부장 선생님에게 인계인수를 철저히 하여 새로운 학급편성을 하는 데 고려하도록 하고 있다. 좀 더 생각한다면 초등학교에 찾아가서 관심이 필요한 학생의 명단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교장·교감 선생님은 전년도에 피해를 봤던 학생, 가해했던 학생들은 주 1회 이상 상담을 하고, 이들의 동태를 파악하고 잘 적응하도록 돕고 있다. 담임교사는 출근하면 학년 교무실에 가기 전 학급을 돌아보면서 학생들과 인사를 나누고, 수업환경이 잘 갖추어져 있는지, 교실 환경이 어지럽지는 않은지 등을 살핀다. 점심시간에는 학생부 중심으로 교사, 학생회 간부들이 조를 편성하여 교실과 학교 주변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각 학년 담임과 교과 선생님들은 쉬는 시간에 조를 편성하여 교실 순회 지도를 하면서 학교폭력의 이력이 있거나 피해 학생과 눈을 마주칠 때마다 따뜻한 미소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리고 학교에서는 매월 일정한 날을 정하여, 전체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학교폭력피해 신고 문자를 발송하고 있다. 문자발송은 폭력을 행하려는 학생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 폭력 예방의 효과가 있다. 

등·하교하는 학생들에게 따뜻한 미소를 주고받으며 학교생활의 즐거움을 줄 때 교사와 학생과의 관계는 더욱 돈독해지리라 생각한다. 2019학년도도 벌써 3개월째에 접어들고 있으나 지금까지 학생 사안이 한 건도 발생하지 않은 것은 선생님들의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라 생각하며, 우리 학교 모든 선생님에게 경의를 표하고 감사 말씀을 드린다. 앞으로도 우리 학생들이 안심하고 즐겁게 학교생활을 할 수 있기를 바라며 학교폭력이 없는, 모두가 행복한 학교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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