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변 보수정비사업을 마치고 새 단장을 한 제주도 민속자료 제1-2호 서자복. 김현정 도민기자
김현정 도민기자

제주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갖춘 관광지로서 이를 안내하는 각종 홍보물을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곳곳에 역사 깊은 유적지가 많아서 최근에는 각각의 성격에 따른 유적지 투어가 각광을 받고 있다. 현장을 직접 찾는 방문객들에게는 유적지에 따른 표지석이나 표지판이 중요한 정보 습득의 기회가 된다. 역사적 사실이나 장소의 가치를 기록에 남기고 알림의 역할을 하는 것이 신중해야함을 느끼게 된다. 직접 현장에서 보고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므로 관련 서적이나 인터넷 검색사이트의 자료만큼보다 더 깊이 있는 고증이 필요하다.

최근 제주도 민속자료 제1호인 서자복이 주변 돌담 조성 등의 보수정비사업을 마치고 새 단장을 했다. 제주시 용담동 용화사 내에 있는 서자복은 건입동에 있는 동자복과 더불어 대표적인 복신미륵이다. 이를 안내하는 표지판은 문장 수정을 했던 흔적은 있으나 여전히 잘못된 문장이 있었다. 국세를 들여 만드는 여러 안내표지판과 표지석의 내용 검증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의문이다. 특히 주요 지방문화재 안내표지판 등은 전문가에게 충분한 내용 검증을 거쳐서 제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자복 표지판. 김현정 도민기자

제주 전역에 걸쳐 의미 있는 장소에 세워진 표지석과 표지판의 관리를 내용과 성격에 따라 전문가를 둔 부서에서(혹은 전문 자문위원을 구성) 일괄 관리하는 체계로 꾸려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각종 검색 사이트나 블로그, 개인 유튜브 활동이 활성화 되면서 표지석이나 표지판의 내용이 고스란히 옮겨지고 있는 실정이니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개인 단체가 표지석을 세우는 것도 엄격히 규제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공공재인 도로나 보도에 세우는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현재의 체계는 표지석의 경우 자율적으로 요청단체에서 내용을 정하고 해당 읍면동에서 표지석 설립 신청이 들어가면 허가를 내주는 방식이며, 행정쪽에서는 내용까지는 고증을 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항일운동 100주년과 4·3 71주년을 맞는 올 한해도 이를 기념하는 여러 탐방 프로그램이 제주에서 진행되고 있다. 특히 4·3 71주년을 맞아 국방부와 경찰청장의 유례없던 유감 표명으로 '화해와 상생, 그리고 평화'의 분위기에 일조를 하며 4·3 진상규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하게 된다. 화해와 상생으로 가는 과정에는 4·3 유적지 관련 표지석에 의한 내용 전달에 무리는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피해 유족에 따라 표지석에 명시한 내용이 또 다른 아픔으로 전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역사적인 사실과 가치가 있는 장소를 알리는 표지석과 표지판은 후대에까지 상당한 영향력을 보여주는 기록의 문화라는 점에서 더욱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문화적 지표이다. 그 내용을 고스란히 받아들일 도민과 관광객을 생각해서라도 표지석 및 표지판 관리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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