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용준 제주특별자치도 관광정책과 주무관

얼마전 관광을 전공으로 하는 후배와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제주 스마트관광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는데 모바일 검색·리뷰만으로 관광한 것으로 인식하거나, OTA·메타서치 등으로 인해 치열한 저가전쟁이 벌어진다는 부정적 내용이었다. 

현재,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여행하는 과정을 생각해보면, 가격비교사이트(앱)에서 항공권 편도 3만원, 렌트카 2일기준 4만원에 예약하고 오는데, 도착하면서부터는 인터넷에서 회자되는 것처럼 고비용의 역습을 맞게 된다. 관광지 입장료 1인 8000~1만원, 해물라면 1만~1만5000원, 갈치조림 4만~5만원이다.

실제적으로 육지부와 비교할 때 그리 높은 가격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여행 과정별 상대적 고비용을 느끼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런 관점에서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제주지역 관광물가 현황 평가 및 시사점(2016.10)' 보고서를 보면, 관광객들이 제주물가가 비싸다고 인식하는 것은 실제와 달리 심리적 영향 때문으로 결론내리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제주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한동안 '가성비'가 화두로 되었다가 '가심비'가 등장하는 상황을 고려한 나의 생각으로는 '비싸지 않아'를 역설하기보다 만족도를 높이는 방법으로 상쇄시켜야 하지 않나 싶다.

일본의 '오모테나시' 수준은 아닐지라도 관광객이 불편함이 없는 환경과 환대서비스를 제공하고, 도와 관광공사가 추진하는 '제주에코파티', '요里보고 조里보고' 등과 같이 도내 지역, 마을과 관광객이 함께 공유·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최근 읽은 책에서 본 "작가가 수개월 혹은 수년에 걸쳐 쓴 책인데 그냥 패스트푸드 먹듯 씹어 삼키고 싶지 않다..... 후루룩 먹어치우는 패스트푸드 식사가 몸에 도움이 될리 없다."라는 어느 작가의 글이 생각이 난다.

지금 제주방문 관광객들이 제주를 패스트푸드 먹듯 둘러보거나 제주라는 콘텐츠가 떠나는 순간 머릿속에서 휘발되어 날아가는건 아닌지 관광부서에 근무하는 공직자로서 마음이 조급해지는 한편, 너무 마음에 드는 장소가 있어 한번은 혼자, 한번은 연인과, 한번은 부모와 그리고 자식과 손주들과 두고두고 오고픈 제주, 그들이 보다 알찬 제주의 속 모습을 보고, 느끼게 하고, 재방문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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