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에 칠십이종심소욕 불유구(七十而從心所欲 不踰矩)라는 구절이 있다.나이 칠십이 되면 마음이 하고자 하는 대로 따르면서도 법도를 어긋나는 일은 없다는 의미이다.인생칠십 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라는 말도 있다.일흔살까지 살기가 옛부터 드문 일이라는 뜻과 아울러 연륜만큼 경륜과 덕망도 갖추었음을 함축하고 있다.

 사람이 나이가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우리는 이렇게 연령이 많은 사람을 노인이라 부르고 있다.예전에는 쉰살이 조금 지나면 늙은이로 행세하였지만 요즘엔 60이 넘어도 젊음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환갑잔치를 하지 않는게 통상 관례가 되고 있다.우리나라 복지관련 법령에서는 65세 이상을 노인으로 규정하여 제반 대책과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건강한 노인들이 많고 평균 수명도 점차 높아짐에 따라 노인들의 활동도 젊은이들 못지 않게 활발해지고 있다.학술·예술분야를 비롯하여 교육·문화·경제·종교 등 다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노인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이런 분들 가운데는 자신의 일상(日常)을 통해 우리들에게 가르침을 주는 인사(人士)들도 상당수 있다.서울대 농대 교수를 오랫동안 지낸 류달영 박사의 일화는 유명하다.그는 77세에 할례(割禮)를 하였다.늙은이가 포경 수술을 하다니 주책도 이만 저만이 아니다.하지만 류박사는 아무리 늙었어도 할 일은 해야 된다는 것,그리고 언제 죽을지 모르는 나이에 온몸 구석구석을 청결하게 해야 한다는 점을 직접 교훈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서 크게 경계해야 할 일이 두 가지가 있다고 한다.노욕(老慾)과 노추(老醜)이다.늙어 욕심에 사로잡히면 가망이 없는 것도 있는 것처럼 생각하고,분별력을 잃어버려 어리석은 아이처럼 된다는 것이다.우리가 흔히 말하는 오복(五福)중에 고종명(考終命)이 있다.제 명(命)대로 살다가 편안하게 죽는 것을 사람의 중요한 복으로 삼고 있음이다.추(醜)하지 않고 깨끗하게 살다가 저 세상으로 가는 일이야 말로 우리들에게 가장 보람된 삶이 될 것이다.

 386세대니,젊은 피 수혈이니 하는데도 아직 우리 정계에는 70 고령의 정치인들이 건재하고 있다.그 중 한사람이 최근 되지도 않을 소리를 하고 다녀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엊그제까지만 해도 그 밑에서 국무총리를 맡았던 사람이 지역감정 유발의 책임은 현직 대통령에게 있다고 쏘아붙이는가 하면,50여년 전의 케케묵은 찬·반탁문제를 새삼스레 꺼내고 있다.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 萬人之上)의 지위에서 뭇 사람들의 우러름을 받았던 당사자가 꼭 이래야만 되는 것인가.차기 국회에서 의원 자리 몇석 더 얻으려고 이런 언행을 했다면 이것이야말로 노 정객의 노추 아닌가.보통사람들이 노인을 공경하고 노 정치인을 우대하는 것은 그들이 지닌 풍부한 경험과 지식·인격을 존중하고 신뢰하기 때문이다.고 박정희 대통령이 비록 쿠데타로 정권을 잡았을지언정 자신의 삼선(三選)을 위한 개언이나,소위 유신이라는 것만 아니했어도 지금보다 훨씬 좋은 평을 받고 있을 터이다.

 우리는 노 정치인을 존경하고자 한다.훌륭한 지도를 받고자 한다.그러나 여기에는 조건이 있다.본인들 스스로가 행동을 올바르게 해야한다는 것이다.

 곱게 늙고 아름답게 살아야 한다.이제 정도(正道)를 걷고 국민을 위해 헌신하여야 한다.그리하여 사회의 원로로서,국가의 원훈(元勳)으로서 후세들에 부끄럽지 않도록 명심하여야 한다.

 욕심이 잉태한 즉 죄를 낳고,죄가 장성하면 죽음에 이르게 된다는 성경말씀을 귀담아 들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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