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2개교 96곳 깃발 설치…사후관리 없이 방치
직원 4명 태부족…"기관 관리 요청해도 묵묵부담"

어린이들의 보행 안전을 위해 제주지역 어린이보호구역에 설치된 '노란깃발'이 사후 관리 소홀로 애물단지로 전락할 우려를 낳고 있다.

제주시 스마트복지관에 따르면 '노란깃발'은 지난 2016년 제주시 백록초등학교 학부모회와 스마트복지관이 참여한 간담회에서 어린이들의 보행 사고 예방대책으로 제안해 이뤄진 시범사업이다.

그 해 백록초 어린이보호구역내 횡단보도에 노란깃발을 설치한 것을 시작으로 2017년 한라초, 월랑초 등 신제주권 초등학교에 설치되는 등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도내 초등학교 72곳(횡단보도 96곳)에 깃발 904개를 비치했다.

하지만 제주도교육청이나 일선 학교 등 교육기관들이 설치 이후 사후관리에 대한 책임은 회피하면서 노란깃발이 분실과 오염에 방치되고 있다.

실제 지난 14일 제주시 화북동의 한 초등학교를 확인한 결과 이곳 어린이보호구역에 설치된 노란깃발은 거뭇거뭇 때가 뭍은 상태였고, 깃발을 담아놓은 바구니도 반쯤 뜯어져 금방이라도 깃발들이 쏟아질 것 같았다.

하교 시간대 횡단보도를 건너는 어린이들은 관리되지 않은 노란깃발을 외면한 채 깃발 설치 이전처럼 손을 들고 건넜다.

16일 제주시 노형동의 한 초등학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한 어린이가 노란깃발이 있는 곳을 향해 다가왔지만 바구니에는 들고 건널 깃발이 없이 텅 비어 있어 손만 들고 건넜다.

제주시 스마트복지관 관계자는 "당초 백록초에만 설치할 계획이었지만 도내 학부모들의 요청이 잇따라 제주도 사업비와 후원금을 통해 72곳에 설치했다"며 "하지만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직원이 4명으로 턱없이 부족해 도·교육청, 설치학교, 자치경찰단에 공문을 보내고 관리를 함께해주길 요청했지만 나서는 기관이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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