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에서 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되면서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제주도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중국 산둥성에서 제주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던 중국인 관광객이 들고온 소시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 유전자가 확인됐다. 제주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된 것은 지난해 9월에 이어 두번째다.   

이번에 확인된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 유전자는 염기서열 분석 결과 최근 중국에서 보고한 바이러스 유전형과 같은 'Ⅱ형'이라고 한다. 중국은 지금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재앙 수준이다. 지난해 8월 북부 랴오닝성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9개월 만에 중국 전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100만 마리 이상의 돼지가 도살되는 등 엄청난 피해를 입히고 있다. 현재는 주변국인 몽골, 베트남, 캄보디아에 이어 홍콩에서도 감염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사람이나 다른 동물에게는 무해하고 돼지에게만 감염되는 가축전염병이다. 급성형은 폐사율이 100%에 이르는 것은 물론 백신도 개발되지 않은 탓에 감염되면 살처분할 수밖에 없는 무서운 질병이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감염사례가 없지만 결코 안심할 수 없다. 중국 등 주변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하고 있는 상황에 여행객들의 물품에서 바이러스 유전자 검출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가축전염병은 일단 걸리면 걷잡을 수 없다. 더욱이 아프리카돼지열병은 폐사율이 높은데다 백신이나 치료제도 없다보니 한번 발생하게 되면 양돈농가 피해가 막대할 것은 뻔한 일이다. 지금으로서는 바이러스가 유입되지 않도록 원천적으로 막는 것이 유일한 대비책이다. 검역당국과 제주도는 공·항만의 검역·방역 시스템을 더욱 강화하고 검·방역에 보다 철저를 기해 아프리카돼지열병 차단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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