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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줄씨줄] 토사구팽윤주형 사회부 차장
윤주형 기자
입력 2019-05-21 (화) 12:50:55 | 승인 2019-05-21 (화) 18:00:37 | 최종수정 2019-05-21 (화) 18:00:37
해군기지

토사구팽(兎死狗烹). 사냥하러 가서 토끼를 잡으면 사냥하던 개는 쓸모가 없게 돼 잡아먹는다는 의미다. 필요할 때 요긴하게 써 먹고 쓸모가 없어지면 가혹하게 버린다는 뜻이기도 하다. 또 일을 부려먹다가 일이 끝나면 헌신짝처럼 버리는 것을 비유한다.

해군은 지난해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에서 국제관함식을 개최했다. 국제관함식 개최 여부를 결정할 당시 강정마을은 제주해군기지를 건설할 때와 마찬가지로 갈등을 겪었다. 해군은 마을 주민을 만나 설득하고, 강정마을 요구사항을 수용하겠다며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강정마을회는 2018 국제관함식 개최 여부를 강정마을 주민이 직접 결정하기 위해 주민투표를 실시했고, 대통령 유감표명과 공동체 회복 사업의 원활한 추진 등을 전제로 제주 개최를 찬성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국제관함식 함상연설을 통해 "제주해군기지가 건설되면서 제주도민들이 겪게 된 아픔을 깊이 위로 한다"며 "강정 주민들의 고통과 상처를 치유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과했다.

이후 강정마을회는 제주해군기지 갈등 해소를 위한 민·관·군 상생협의회에 참여하는 등 해군기지 건설 당시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민·관·군 상생협의회는 지난 2월 첫 회의를 시작으로 지난 17일에는 2차 회의를 열었다. 그러나 강정마을회는 제1차 협의회 회의와 2차 협의회에서 마을회가 제시한 안건 등에 대한 해군측의 조치에 따라 민·관·군 상생 협의회 존속 여부를 고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정마을 공동체 회복에 해군이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해석되고 있다.

강정마을회 관계자는 2차 민·관·군 상생협의회 이후 "국제관함식 이후 돌변한 해군의 태도에  당황스럽고 불쾌하며 많은 기대를 안고 시작한 첫 상생협의회 이후 오히려 현장 소통이 되지 않고, 해군의 미온적 태도로 현안도 해결되는 게  없어 불신만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해군과 정부가 필요할 때 강정마을 주민을 말만 설득해 요긴하게 써 먹고 이제 와서 나몰라 하는 모습이다. 해군은 제주해군기지 유치 당시 장밋빛 청사진을 내놓으면서 주민과 함께 하겠다고 했던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윤주형 기자  21jemi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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