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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담론]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허(許)할까? 말까?정영태 대구여성가족재단 선임연구위원·논설위원
정영태
입력 2019-05-21 (화) 16:58:40 | 승인 2019-05-21 (화) 16:59:59 | 최종수정 2019-05-21 (화) 16:59:46

주변의 지인들이 스마트폰 때문에 난리가 났다. 이유인즉슨 초등학생인 자녀가 너무나도 스마트폰을 원해서 사줬는데 그것이 화근이었다. 또 한 지인은 초등학교를 입학하자마자 스마트폰을 사달라고 조르는 자녀를 겨우 달랬지만 2학년이 되면서 등교 거부 사태까지 일어나면서 어쩔 수 없이 전화만 되는 스마트폰을 사줬다고 한다. 다른 지인은 스마트폰 게임에 빠진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뺏자 뛰쳐나가 골절상을 입기도 했다고 한다. 정말 여기 저기 집집마다 자녀와 스마트폰 때문에 매일 매 순간이 전쟁이라고 한다.

얼마 전 여성가족부에서 '2019년 인터넷·스마트폰 이용습관 진단조사결과발표'가 있었다. 학령 전환기인 초등학교 4학년, 중등 1년, 고등 1년 등의 전국 11583개 초·중·고등학교 학생 128만6567명이 3월부터 4월에 걸쳐 온라인조사를 통해 이뤄졌다. 조사 결과는 스마트폰과 인터넷 과의존 위험군이 20만6102명으로 나타났다. 두 가지 모두 심각한 청소년은 무려 7만1912명이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점은 모든 아동 청소년 연령대에서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이 증가했고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초등학교 4학년의 경우 최근 3년간 과의존 위험군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저연령화가 심화됐다는 점이다. 성별에 따른 차이도 부분적으로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초등학령기는 남자 청소년의 과의존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난 반면, 중·고등으로 학령이 높아질수록 여자청소년의 비중이 더 높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정부는 '스마트폰·인터넷 과의존 예방 및 해소 종합계획(안)'을 발표했다. 국가정보화기본법 제 30조는 매 3년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이 인터넷 중독의 예방 및 해소 계획 수립 등을 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청소년 보다 유·아동 및 고령층의 위험군 비율이 높아지면서 특히 만 3세부터 만 9세 유·아동의 과의존 위험군이 2015년 12.4%에서 2018년 20.7%까지 증가했다. 

부모가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은 과의존 위험상태인 경우 자녀도 스마트폰 과의존 상태가 되면서 어린 자녀의 경우 뇌 발달 불균형, 시력손상, 거북목 발생 등이 나타날 수도 있으며 어떤 학자는 즉각적인 현상에만 반응하고 생각하지 않는 '팝콘 프레인'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지난 4월 어린이 스마트폰 사용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4세 이하 어린이가 하루 1시간 이상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화면을 지속해서 들여다봐서는 안 되며 1세 미만 유아는 전자기기 화면에 노출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4세 이하 어린이는 하루 최소 3시간 이상을 다양한 신체활동과 충분한 수면을 보장함으로써 각종 질병을 예방하고 건전한 습관을 지닐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어린이들이 화면에 노출되는 시간은 스마트폰은 물론 텔레비전, 게임기기 등 모든 전자기기가 포함된다. 

우리는 자녀들의 행동에 대한 보상으로 스마트폰을 쉽게 활용한다. 예를 들어 밥을 먹지 않거나 떼를 쓰거나 공부하기 싫어하는 자녀가 밥을 먹고 떼쓰기를 하지 않고 공부를 하면 보상으로 스마트폰을 보여주고 있다. 양육의 가장 훌륭한 스승이 전자기기인 세상이다. 

초등학교 자녀의 숙제 역시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통한 과제 제출과 토의가 이루어진다. 전자기기가 자녀의 숙제를 위해서 필요한 갈등의 지점이다. 자녀의 스마트폰 과의존도 중요한 문제이지만 어린 자녀를 둔 부모의 게임 중독이 자녀 학대와 살해까지 인터넷·스마트폰 중독으로 인한 사회문제 역시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스티브잡스도 정작 자신의 자녀에게 스마트폰과 컴퓨터 이용 시간을 하루 몇 시간으로 제한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되새겨봐야겠다. 나도 전자기기로부터 조금은 떨어지는 연습을 하면서 말이다.  


정영태  webmaster@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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