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위탁제도를 총해 가족이 된 임기자씨와 건우가 단란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박시영 기자

임기자씨 부부 생후 8개월 아이 위탁

"예쁜 복덩이가 생겨 행복이 넘쳐납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사랑만 듬뿍 주고 싶습니다"

제주시 한림읍에 사는 임기자씨(62·여) 부부에게 결혼 30여년 만에 늦둥이 건우(남·가명)가 찾아왔다.

슬하에 자녀가 없던 임씨 부부는 가정위탁제도를 통해 생후 8개월의 건우를 가족으로 맞았다.

임씨 부부는 입양을 생각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입양 대신 위탁가정으로 아이들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기로 결심했다.

이에 지난 2014년 쌍둥이 여아를 키워내 2017년 가정으로 복귀시키고, 두번째 위탁으로 지난해 2월 건우를 품에 안았다.

건우는 미혼모 가정에 태어나 생후 6개월만에 제주가정위탁지원센터에서 위탁가정을 기다리고 있었다.

선호하지 않는 남자아이에 나이까지 너무 어려 위탁가정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임씨는 건우 보자마자 내 아이다 싶었다.

예순이 넘은 나이에 두살배기를 데리고 다니다 보니 오해도 샀다. 사람들은 건우를 아들이 아닌 손자로 보기 일쑤였다. 그럴때마다 임씨는 괜스레 "엄마 손잡고 가야지"하며 '엄마' 임을 주지시키곤 했다.

그러면 사람들은 늦은나이에 늦둥이를 봤다며 미소와 함께 '엄지'를 치켜세워주기도 했다.

항상 둘이었던 식탁에 이제는 건우도 한자리를 차지해 함께한다. 예전엔 남편과 둘만의 대화만 있었다면 지금은 온통 건우 얘기다.

임씨의 남편은 항상 "복덩이" "복덩이가 우리집에 와줘서 내가 복받았다"고 말한다 .

임씨 부부는 지난해 12월 위탁가정으로써의 공로를 인정받아 도지사 표창도 받았다.

임씨 부부는 "건우가 언젠간 가정으로 복귀하겠지만 상상하기도 싫고 평생 내 새끼했으면 좋겠다"며 "본 가정으로 복귀하더라도 큰 엄마로써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줄 것"이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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