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웅 스님 자비정사·논설위원

불교에는 불자들이 꼭 실천해야 할 다섯 가지 덕목이 있다. 첫 번째는 언제나 공경과 사랑, 너그러운 연민으로 모든 생명을 평등하게 존중해야 할 것이며 두 번째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아낌없이 베풀고 살려는 넉넉한 마음으로 탐욕심을 극복해야 한다. 아무리 어렵고 힘든 처지에 놓이더라도 남의 소유물을 넘보는 사람이 돼서는 안 된다. 청빈과 소욕지족, 무소유의 여유로움이 깃들어 있어야 한다. 세 번째는 요즘 세간이 겪고 있는 문제점으로 성의 윤리와 도덕률이 보수의 벽을 헐고 해이해지고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순결한 몸과 마음으로 고귀한 이상을 추구하는 사람이 참다운 불자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윤리와 도덕의 가치 척도를 높이면 높일수록 우리 사회는 훨씬 건강해질 것이며 사람과 사람의 인연을 아름답게 장엄할 수 있을 것이다. 네 번째는 나라 안이 어지러워진 가운데 세간에는 꼬리 없는 말들이 꼬리를 물고 범람하면서 민초들의 허탈한 마을은 헤아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하고 있다. 국민 위에서 누리고 군림하던 지도자들이 저지른 부패도 부패려니와 정치적인 위기에 처한 그들의 언어, 그들의 몸짓은 불을 보듯 뻔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거짓으로 일관하고 있음은 참으로 한심스러운 작태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진실하면 어떠한 잘못도 용서받을 수 있다는 선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변명으로 거짓을 일삼는 그들의 어리석음이 분노를 유발하고 있는 것이다. 설령 돌팔매질을 당할 때 당하더라도 자기가 저지른 잘못에 대해서는 스스로 책임지려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하며 진솔하게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하는 것이 정도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는 신뢰도 신뢰이려니와 정직하고 아름답던 국민 정서의 토대를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 성실하고 건전한 국민, 검소하고 근면한 국민정신을 일깨워 줘야 할 지도층 인사들의 몰상식한 행위 때문에 세상이 들끓고 국민들은 의욕과 용기를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참다운 불자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나 자기가 처한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서 진실을 왜곡하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다섯 번째는 지혜로운 삶의 실천이다. 지혜의 튼튼한 기초는 깊은 사려에서 비롯된다고 할 것이다.

한 번 더 생각하고 조금만 더 늦춰서 판단해야 한다. 성급한 국민성과 의식의 전환이 선행되지 않는 한 나라 살림 전반에 걸쳐서 더 이상의 큰 발전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생각하고 조금만 더 늦춰서 판단해야 한다. 튼튼한 지혜의 기초 위에 완벽하게 지혜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자비와 복덕이 되는 일을 구체적으로 실천해야 한다. 봉사와 헌신이라는 큰 기쁨을 체험을 통해서 내 것으로 만들고 결코 좋은 일이 아니면 행하지 않는 굳건한 신심을 길러야 한다. 진실은 어디에도 통하는 법이다. 일시적인 불이익에 당황하지 말고 영원한 대자유를 실천하겠다는 폭넓은 신념과 원력으로 진실된 삶을 살아야 한다. 모든 이들의 이익과 안락을 위해 매사를 삼가고 근신해야 한다. 요즈음 어디를 가보더라도 우리 산야엔 아름다운 꽃들이 만발해 이 세상을 장엄하게하고 있다. 그러나 아름다움을 아름다움으로 간직하지 못하고 찬탄하지 못하는 까닭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아무리 내 밖의 것들이 아름다워도 내 마음이 편안하지 못하고 아름답지 못하면 하나도 현상으로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작은 일의 성취에도 큰 기쁨을 누리는 천진난만한 근본 마음자리에서 유유자적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그래야 고귀하고 아름다운 생명의 실상에 대한 경외로부터 우리는 귀의와 찬탄을 생활화할 수 있을 것이다. 잘못을 저지르면 그 즉시 발로 참회해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며 거듭 가슴으로 보다 나은 미래의 삶을 다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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